내 이름은 빨강

獨立閱讀/讀, 서재 2008. 6. 21. 04:56
Daum 파워에디터

<아주주간>에서 선정한 20세기의 100대 중국소설이란 타이틀이 붙어 있는 소설이 너무 자주 보인다 싶어서 검색해 본다.

더하여, "<아주주간>이 선정한"이라는 타이틀을 사용한 이름이 왠지 제각각인 것 같다. 번역을 제각각으로 해서기도 하겠지만 중국쪽에서도 책 선전할 때 이것저것을 쓰는 것 같은 인상이었다.

검색결과 과연 중국인들도 이름을 제각각으로 사용한다.
<아주주간>에서 선정한 20세기 중국소설 100부, 혹은 100강, 혹은 가장 아름다운 소설.., 혹은 가장 영향력을 발휘한 100편의 중국소설, 등등.. 각각의 목록을 통해 확인해 본 결과 2000년에 <아주주간>에서 선정한 것은 하나다.

정식명칭은 "20세기 100대 중국어 소설(二十世纪中文小说100强)".
"중국소설"이 아닌 "중국어 소설"인 이유는 중국대륙 뿐 아니라 홍콩, 대만, 말레이시아 등 중국어를 사용하는 지역의 중국어로 창작된 소설을 심사대상으로 하였고, 심사위원도 각지의 대표적인 인물로 구성되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식으로 번역하자면 구태여 "중국어"소설이라고 강조할 필요까진 없을 것 같다. 그게 더 정확하겠지만, ..

(그 외에 <아주주간>에서는 해마다 10대 중국소설을 발표하고 있다. 이것도 일단 비공개로 스크랩하고 시간이 허락하면 조금씩 정리해서 올리도록 하겠다.)

이 100대 중국소설의 내용 자체는 국내에도 소개된 바 있고(중앙일보, 순위로 보는 중국문학,)
국내번역본 목록을 제공하고 있는 사이트도 있다.(http://www.korea.ac.kr/~sinoview/wenxue1/list(korean).htm)
Be Nobody's darling : 아주주간 추천 20세기 중국 소설 100에도 전반적으로 잘 정리되어 있다.

그렇지만 조금 지난 목록들인지라 몇 가지는 보충해둘 필요가 있겠다...

일단은 위 두 사이트에 근거하되 최근에 나온 국내번역본들이나 누락된 번역들도 정리해 본다.
루쉰처럼 많은 번역본이 있는 경우 대표번역만, 잘 알려지지 않은 작품은 추천번역과 신간을 포함한 몇 종류를 내 맘대로 선정하겠다.
차후에 시간나는대로 목록을 채워나가고, 각 번역본에는 인터넷 서점 혹은 도서관의 링크를 걸어두도록 하겠다..


1 납함 呐喊 루쉰 鲁迅 《루쉰 소설전집》, 김시준 역, (서울대학교출판부, 1996)
2 변성 边城 선총원 沈从文 《변방의 도시/이가장의 변천 외》 중국현대문학전집 6, 심혜영/김시준 옮김(중앙일보사, 1989)
《변성》, 김동성 역(한울, 1997)
3 낙타상자 骆驼样子 라오서 老舍 《낙타상자》 중국현대문학전집 5, 유성준 옮김(중앙일보사, 1989)
《루어투어 시앙쯔》(상,하), 최영애 옮김, 김용옥 풀음(통나무, 1986)
《낙타샹즈》,  심규호/유소영 역(황소자리, 2008년 2월)
4 전기 传奇 장아이링 张爱玲 《첫번째 향로》, 김순진 역(문학과지성사, 2005)
5 포위된 성 围城 첸중수 钱钟书 《포위된 성》, 오윤숙 역(실록출판사, 1994)
《황하의 노을》, 이혜란 역(황제출판사, 1993)
6 자야 子夜 마오둔 茅盾 《새벽이 오는 깊은 밤》 중국현대문학전집 3, 김하림 옮김 (중앙일보사, 1989)
《자야》(상,하), 김하림 역(한울, 1986.4)
《칠흙같이 어두운 밤도》, 김하림 옮김(한울, 1986)
7 타이베이 사람들 台北人 바이셴융 白先勇 《반하류사회/대북사람들》(半下流社會/臺北人), 중국현대문학전집 16, 허세욱 옮김(중앙일보사, 1989)
8 바진 巴金 《가》, 박난영 역, (이삭문화사, 1985)
《가》, 강계철 옮김, (도서출판 세계, 1985)
《가》, 최보섭 옮김, (청람문화사, 1985)
9 호란하 이야기 呼兰河传 샤오훙 萧红 《호란하 이야기》, 원종례 역(글누림, 2006)
10 라오찬 여행기 老残游记 류악 刘鹗 《라오찬 여행기》, 김시준 역(솔출판사, 1997)
11 추운 밤 寒夜 바진 巴金 《추운 밤/동터오는 강변 외寒夜/黎明的河邊》 중국현대문학전집 7, 김하림 옮김(중앙일보사, 1989)
12 방황 彷徨 루쉰 鲁迅 《루쉰 소설전집》, 김시준 역, (서울대학교출판부, 1996)
13 관장현형기 宫场现形记 이백원 李伯元 《난세》, 이보가 지음, 강성위/김중걸 옮김(일송북, 2003) 
14 지주의 자녀들 财主底儿女们 루링 路翎  
15 장군족 将军族 천잉전 陈映真  
16 타락 沉沦 위다푸 郁达夫 《예환지/침륜 외》 중국현대문학전집 2, 예성타오/위따푸 지음, 이영구/전인초 옮김, (중앙일보사, 1989)
17 사수미란 死水微澜 리제런 李劼人  
18 붉은 수수 红高梁 모옌 莫言 《붉은 수수밭》, 심혜영 역, (문학과지성사, 1997)
《홍까오량 가족》, 박명애 역(문학과지성사, 2007)
19 소이흑의 결혼 小二黑结婚 자오수리 赵树理  
20 장기왕 棋王 아청 阿城 《아이들의 왕(孩子王/棋王/樹王), 박소정 옮김(지성의 샘, 1993)
21 가변 家变 왕원싱 王文兴  
22 마교사전 马桥词典 한사오공 韩少功 《마교사전》, 심규호(민음사, 2007)
23 아시아의 고아 亚细亚的孤儿 우줘류 吴浊流  
24 반생연 半生缘 장아이링 张爱玲 《반생연》, 권효진 옮김(문일, 1999.1.18.)
25 사세동당 四世同堂 라오서 老舍  
26 호설암 胡雪岩 가오양 高阳  
27 제소인연 啼笑姻缘 장헌쉐이 张恨水  
28 샌드위치 맨 儿子的大玩偶 황춘밍 黄春明  
29 사조영웅전 射雕英雄传 김용 金庸 《사조영웅전》, 김용소설번역연구회 역(김영사, 2003) / 《영웅문》, 김일강 역(고려원, 1987)
30 샤페이 여사의 일기 莎菲女士的日记 딩링 丁玲 《중국 현대 여성소설 명작선 : 1920년대 여성소설 단편선》, 김은희/최은정 옮김(語文學社, 2005) 중 "샤페이 여사의 일기"
31 녹정기 鹿鼎记 김용
金庸 《녹정기》, 박영창 역(중원문화사, 1986) / (중원문화, 2008)
32 얼해화 孽海花 증박 曾朴  
33 야사 惹事 라이허 赖和  
34 가장일우차 嫁妆一牛车 왕전허 王祯和  
35 이역 异域 덩커바오
(보양)
邓克保(柏杨)  #본명은 궈딩성(郭定生).
36 증국번 曾国藩 탕하오밍 唐浩明  
37 고향사람 原乡人 중리허 钟理和  
38 백록원 自鹿原 천중스 陈忠实 《백록원》(1-5), 임홍빈/강영래 역, (한국문원, 1997)
39 장한가 长恨歌 왕안이 王安忆  
40 길릉춘추 吉陵春秋 리융핑 李永平  
41 황화 黄祸 바오미
(왕리슝)
保密(王力雄) 《황화》(1-4), 유전귀 역, (영웅, 1992.6)
42 광풍사 狂风沙 쓰마중위안 司马中原  
43 화창한 봄날 艳阳天 하오란 浩然  
44 공동묘지 公墓 무스잉 穆时英  
45 옛터 旧址 리루이 李锐  
46 별,달,해 星星·月亮·太阳 쉬쑤 徐速  
45 타이베이인 삼부작 台湾人三部曲 중자오정 钟肇政  
48 목욕(세뇌) 洗澡 양장 杨绛  
49 회오리바람 旋风 장구이 姜贵  
50 연꽃호수 荷花淀 쑨리 孙犁  

내용이 너무 길다고 글이 올라가지를 않아 50개씩 자른다.

http://www.douban.com/doulist/37375/

http://www.cppinfo.cn/XinWen/XinWen_detail.aspx?lmgl_id=574&key=3934&ztgl_id=
Posted by lunarog
獨立閱讀/讀, 서재 2008. 6. 21. 04:35

윗 글에 이어 목록 정리 중.
전문 혹은 소개를 원문으로 보려면 다음 사이트 클릭 :
http://www.mwjx.com/other/book/story/top100/

목록을 �어보니 그런대로 꽤 번역이 되어 있다. 특히 30위권 내에는 거의 꽉 차 있다.
번역되자마자 묻히거나 소개되지 않은 작품이 많긴 하지만 일단 소개는 된 셈이다.

번역되지 않은 작품 중 가장 아쉬운 건 라오서의 <사세동당(四世同堂)>이다.
황소자리인가 하는 출판사에서 최근 의욕적으로 중국현대소설선을 내겠다고 인터뷰했던데,
이미 나와 있는 <낙타상자>를 "다시" 낼 게 아니라 <사세동당>을 번역하는 게 취지에 더욱 부합했을 듯하다.
최영애 역의 <낙타상자> 정도면 나쁘지 않으니까 말이다.
(기억에 언젠가 번역비판이 있긴 했었다만, "이보다 더 나은 번역은 없다"는 김용옥의 호언장담에 대한 시비가 아니라면 크게 문제될 번역은 아닌 것 같다.)

더욱이 "중문학계에서 지명도가 높은 일급 번역자들을 섭외해 향후 30여권까지 시리즈를 이어갈 계획"이라면 말이다.(그 "지명도"란 교수급을 말하는 것일 텐데, 지명도와 "일급" 번역자가 반드시 같은 것은 아니라는 점.)

"큰 출판사가 놓치는 부분을 저희가 해 보려 합니다. 그동안 제대로 접할 수 없던 중국 현대 명작 소설 30여 권을 권위있는 번역자에게 맡겨 체계적으로 소개할 계획입니다." (연합뉴스 2월18일; http://media.daum.net/culture/book/view.html?cateid=1022&newsid=20080218073411801&cp=yonhap)


아직 번역되지 않은 당대작가 중 개인적으로 번역이 되었으면 하는 작가를 꼽아보면 다음과 같다.

39. 왕안이(王安忆) : <장한가>는 모처에서 번역을 시도했다는 이야기도 들리던데 진척이 어떤지 모르겠다.
45. 리루이(李锐)      
52. 왕쩡치(汪曾祺)       
74. 장제(张洁)     

# 54. 주톈원(朱天文)과 88. 주톈신(朱天心) 같은 대만작가도 읽어보진 못했지만 언제고 읽게 되길 기대한다.
# 아청의 <아이들의 왕>과 왕사오보의 <황금시대>는 모르게 나왔다가 슬며시 절판된 작품이다.
  재출간 혹은 재번역이 되었으면 좋겠다.

# 근대작가 증박의 <얼해화>는 번역을 상당히 진행한 것으로 아는데, 출판까지 갈지 모를 일이다.

아무튼 이런 식의 목록은 하나의 기준이 될 뿐이지 우리가 따라야 할 것은 아니다.
이들이 모두 절대적인 고전인 것도 아니고. 순위에 집착할 필요도 없겠다.
중국인들은(대륙, 홍콩, 대만, 말레이 등을 포함한) 이들이 대표성을 띤다고 선정한 것이지만,
이들 이외에도 "좋은" 작가와 작품은 많다. 포함되지 않은 21세기에는 더욱 좋은 작품이 쓰여지고 있고.
출판사에서 어떤 작품들을 어떤 기준에 의해 번역의 대상으로 선정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지금처럼 여러 출판사에서 중국소설 번역에 뛰어들고 있는 상황이라면 한국의 기준에 의한 목록을 만들 필요도 있겠다.
눈높이와 입맛이 다른 것은 확실하니까.


51 우리 도시 我城 시시 西西  
52 승려가 되다 受戒 왕쩡치 汪曾祺  
53 철장 铁浆 주시닝 朱西宁  
54 세기말의 화려 世纪末的华丽 주톈원 朱天文 #저자의 국내 번역은, 《이반의 초상(荒人手記)》, 추 티엔 원, 김은정 옮김(시유시, 2001)   
55 촉산검협전 蜀山剑侠传 환주루주 还珠楼主 《촉산객》, 李壽民  저, 임화백 역(언어문화사, 1987)
《촉산기협》, 이수민 저, 임화백 역(독서당, 1993)
56 종려를 다시 보다 ,又 위리화 於梨华  
57 조바심
浮躁 자핑와 贾平凹 《조바심》,오세경 역(第三企劃, 1994.)
58 조직부에 새로 온 젊은이 组织部新来的靑年人 왕멍 王蒙 #저자의 국내 번역작은, 《변신인형》(전형준 역, 문지, 2004) / 《나비》(이욱연/유경철, 문지, 2005)
59 옥리혼 玉梨魂 쉬전야 徐枕亚  
60 홍콩3부작 香港三部曲 스수칭 施叔青  
61 경화연운 京华烟云 린위탕 林语堂  
62 예환지 倪焕之 예성타오 叶圣陶 《예환지/침륜 외》 중국현대문학전집 2, 예성타오/위따푸 지음, 이영구/전인초 옮김, (중앙일보사, 1989)
63 춘타오 春桃 쉬디산 许地山  
64 상칭과 타오훙 桑青与桃红 녜화링 聂华苓  
65 쪽빛과 검은빛 蓝与黑 왕란 王蓝  
66 2월 二月 러우스 柔石  
67 바람은 차디차게 风萧萧 쉬제 徐讦  
68 부용진 芙蓉镇 구화 古华 《부용진》, 김서기/황대연 공역, (서당)
《부용진》, 신원기획 역, (예본, 1988)
69 땅의 아들 地之子 타이징농 台静农  
70 북경이야기 城南旧事 린하이인 林海音 《북경이야기》(1,2), 린하이인 저, 관웨이싱 그림, 방철환 역(베틀북(프뢰벨), 2001). 《우리는 바다를 보러 간다》
          아버지의 꽃은 지고 나는 이제 어린애가 아니다(북경이야기2) 
71 새벽강은 아침을 기다린다 古船 장웨이 张炜 《새벽강은 아침을 기다린다》(상,하), 오세경/김경림 역, (풀빛, 1994)
72 술손님 酒徒 류이청 刘以曾  
73 끝나지 않은 노래 未央歌 루챠오 鹿桥  
74 무거운 날개 沉重的翅膀 장제 张洁  
75 과수원 일기 果园城记 스퉈 师陀  
76 사람아, 아, 사람아! 人啊,人! 다이허우잉 戴厚英 《사람아 아, 사람아!》, 戴厚英 저, (세양, 1992)
《사람아 아, 사람아!》, 신영복 역, (다섯수레, 1991)
《인간. 아, 인간!》, 서정태 옮김, (열음사, 1989)
77 황금시대 黄金时代 왕사오보 王小波 《황금시대》, 왕샤오뽀 지음, 손인숙 옮김(한국문원, 2000)
78 빌어먹을 양식 狗日的粮食 류헝 刘恒 《수다쟁이 장따민의 행복한 생활》, 류헝 소설집, 홍순도 옮김(비채, 2007) 중 "빌어먹을 양식"
79 장기왕 棋王 장시궈 张系国  
80 뇌색 赖索 황판 黄凡  
81 처첩성군 妻妾成群 수통 苏童 《이혼 지침서》, 김택규 옮김(아고라, 2006)
82 패왕별희 霸王别姬 리비화 李碧华 《사랑이여 안녕》, 릴리안 리 저, 김정숙/유운석 역(빛샘, 1993)
83 살부 杀夫 리앙 李昂  
84 초류향 楚留香 고룡 古龙 《초류향》, 장학우 옮김(대륙, 1992) /
《신 초류향》, 시공사, 2001.
85 창밖 窗外 경요
琼瑶  
86 침묵의 섬 沉默之岛 쑤웨이전 苏伟贞  
87 백발마녀전 自发魔女传 양우생 梁羽生 《백발마녀전》, 박광일 역(태일출판사, 1993)
88 고도 古都 주톈신 朱天心  
89 윤현장 尹县长 천뤄시 陈若曦  
90 사희우국 四喜忧国 장다춘 张大春  
91 희보 喜宝 이수 亦舒  
92 남자의 반은 여자다 男人的一半是女人 장셴량 张贤亮 《남자의 반은 여자》, 김의진 역, (미학사, 1991)
《남자의 반은 여자다》, 리팡 역, (새론문화사, 1994)
《남자의 절반은 여자》, 정성호 역, (태광문화사, 1986)
《남자의 절반은 여자다》, (문학사상사, 1994)
《사랑 속의 사람》, 김세민 역, (도서출판 춘추원, 1992.11)
93 장군의 머리
将军底头 스저춘 施蛰存  
94 남혈인 蓝血人 니쾅 倪匡  
95 이십년 동안 본 이상한 현상 二十年目睹之怪现状 오견인 吴趼人  
96 살아간다는 것 活着 위화 余华 《살아간다는 것》, 백원담 옮김, (푸른숲, 1997)
97 카일라스의 유혹 冈底斯的诱惑 마위안 马原 《카일라스의 유혹》, (웅진지식하우스, 근간)
98 십년십의 十年十癔 린진란 林斤澜  
99 북극 풍경화
北极风情画 무명씨 无名氏  
10O 옹정황제 雍正皇帝 이월하 二月河 《옹정황제》(10책), 한미화 옮김(출판시대, 2001) / (산수야, 2005)
           


http://hi.baidu.com/80dc/blog/item/9d2b41d36fc01d053bf3cf81.html
Posted by lunarog
獨立閱讀/讀, 서재 2008. 6. 21. 02:33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0806021733505&code=960100

뒤늦게 경향신문의 기사(6월3일자)를 통해 옌롄커가 한국을 다녀간 사실을 알게 되었다.

"중국의 반체제 소설가인 옌롄커(閻連科·50)가 한국에 왔다. 지난달 28일부터 30일까지 경북 포항에서 ‘아시아, 소멸의 이야기에서 생성의 이야기로’(포스코청암재단 주최·계간 아시아 주관)란 주제로 열린 문학포럼에 초청됐다."라고 기사는 소개하고 있다.

금서 하나 썼다고 반체제 작가가 되는 건지는 잘 모르겠다. 내 생각에는 좀 오버다.
현재 금서로 지정된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를 발표할 2005년에 그는 노사문학상을 받기도 했다.
기사에도 소개하고 있다시피 여전히 작가협회 소속 작가로 있고, 그 정도를 소설에서 표현하는 게 반체제까지 가지는 않는 것 같다.
사실 현정부에 그다지 위험한 내용도 아니지 않은가..

기사를 통해 새롭게 알게 된 것은 신간 번역 소식이다.
"스스로 대표작으로 꼽는 ‘흐르는 세월’(1998년), ‘물처럼 단단하게’(2002년), ‘즐거움’(2003년), ‘딩좡의 꿈’(2006년) 등을 이 시기에 썼다. 이중 ‘물처럼 단단하게’와 ‘딩좡의 꿈’은 올 하반기 중 국내 출판사인 물레와 아시아에서 번역, 출간할 예정이다."

언급되는 소설은 모두 옌롄커의 문풍이 바뀐 이후 작품들이다. 그 중 옌롄커의 대표작은 여전히 <물처럼 단단하게>라고 단언할 수 있다.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는 <물처럼 단단하게>의 속편의 하나라고 해도 될 정도다. 이 책 또한 금서로 묶였다가 풀렸다. 언제고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도 풀리지 않을까 싶다. <물처럼 단단하게>는 이미 간단하게 포스팅한 바 있고,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는 번역본을 읽은 소감을 간단하게 정리해 두려고 한다만. 당장은 시간을 내기 힘들 것 같다. 대체적으로 무난하게 읽히는 번역이기 때문에 별로 토를 달고 싶지 않기도 하다.

암튼 <물처럼 단단하게>는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보다 번역이 쉽지는 않을 것 같은데, 어떤 식으로 한국어로 표현될지 기대된다..

또 하나, 이상한 부분이 보여 검색해 본다.


"작가는 특히 최근작인 ‘딩좡의 꿈’에 대해 애착을 드러냈다. 딩좡이란 마을에서 비위생적인 헌혈 바늘을 사용해 주민들이 에이즈에 집단 감염된 실화를 바탕으로 쓴 이 작품은 “인성의 어두운 면, 특히 자본주의라는 유토피아적 환상이 붕괴된 처참한 풍경을 그렸다”고 한다. 이 소설은 홍콩 잡지 ‘아주주간’에서 선정한 ‘2006 중국어로 쓰여진 10대 저작물’ 1위에 뽑히기도 했다."

<정장몽>(딩좡의 꿈)은 "2005《亚洲周刊》全球十大中文好书", 즉 2005년에 선정되었다. (발표는 2006년에 되었다.)
1위라는 기준도 애매하다. 관련기사를 그대로 옮겨보면,
"中文十大好书是《半生为人》、《丁庄梦》、《战废品》、《一阵风,留下了千古绝唱》、《遍地枭雄》、《土与火》、《红楼望月》、《天工开物》、《阅读的故事》和《回到诗》,显示全球华人知识界的精神追求和对中华民族命运的承担。"

보통 처음 언급하는 걸 1위라고 한다면 그런가보다 싶지만, 보시다시피 두번째로 언급되고 있다.
다른 근거가 발견되면 수정하겠지만, 일단은
그냥 "2005년도 <아주주간> 선정 전세계 10대 중국어 우수도서" 정도로 하는 게 좋겠다.

(중국애들 잘 쓰는 표현인데 가끔 속아 넘어가는 표현이다. "전세계"에서 "가장 좋은"(큰, 대단한, 등등)이라는 표현 뒤에 "중국", 혹은 "중국어"라는 한정어를 슬쩍 붙이는 방식. 중국어로 창작된 작품 중 가장 우수한 책이라는 건데.. 중국대륙 이외에도 중국어를 사용하는 지역이 많으니까 용인되는 표현이긴 하지만, 비슷한 표현을 볼 때마다 좀 거시기하다. 그렇다면 이런 표현이 가능하겠다. 세계에서 가장 좋은 "중국산" 깨, 세계에서 가장 빠른 "중국"제 자동차, 등등.. 써놓고 보니 한국어로는 좀 헷갈리는데, 방점은 뒤에 있다. 암튼.. 세계 최강대국이 되고 싶다니 그러라고 두는 게 좋겠다.)

아래는 한국일보에서 전한 인터뷰이다.
<옌롄커 "작품마다 비평가 표적… 인간·진실에 다가설 뿐">

국내외 문인 61명이 참가한 '아시아문학포럼 2008' 행사가 28~29일 경북 포항 포스텍(옛 포항공대)에서 열렸다. 포스코청암재단이 주최하고 계간 < 아시아 > 가 주관한 이번 행사는 28일 환영 만찬, 29일 개회식과 3개 분과 토론으로 진행됐다.

포럼엔 2005년 출간 당시 '마오쩌둥의 사상을 모욕했다'는 이유로 중국 당국에 의해 판금 조치를 당했던 소설 <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 > 의 작가 옌롄커(50)가 초청됐다. 이 작품은 최근 국내 번역돼 출간 2주만에 재판을 찍는 호응을 얻고 있다. 29일 오전 숙소에서 그를 만났다. 중국문학 번역가 김태성씨가 통역했다.

- 소설에서 마오쩌둥의 혁명 구호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는 군대 상관 부인과 취사병 간 성적 흥분을 유발하는 '최음제'로 전락한다. 이런 설정이 일으킬 파문을 예상하지 않았나.

"28년간 복무하던 군대에서 제대한 직후 해방감 속에 쓴 작품이다. 쓸 당시엔 파장을 예상 못했다. 30년간(1978년 데뷔) 써온 작품들보다 훨씬 노골적으로 억압된 인간 권리, 군대 비리, 문화혁명을 비판한 소설이긴 하다. 문혁 때 썼다면 총살감이다(웃음). 중국이 그동안 열린 사회로 변해 국내 판금 이상의 제재가 없었고, 20여개국에 번역돼 널리 읽혔으니 나로선 행운이다."

- 루쉰문학상, 라오서문학상 등 주요 문학상을 여럿 받은 당신 이력에 타격을 줄 수도 있는 모험이었다.

"작품이 좋아 상을 받았을 뿐, 줄곧 중국 정부와 사회에서 환영을 못 받았다. 나는 작품을 낼 때마다 가장 많은 비평가들의 표적이 되는 작가다. '블랙유머 작가' '광상(狂想) 현실주의' '몽환 현실주의' '포스트모더니즘 작가' 등 많은 수식구가 뒤따랐지만 무엇에도 동의하지 않는다. 난 어떤 유파에 속한 적 없다. 스스로를 '가장 독립적인 작가'로 평가한다."

- 저명 평론가 천쓰허는 이 작품과 위화의 < 형제 > 를 꼽으며 "문혁을 공포ㆍ반성 대상이 아닌, 유희 대상으로 바라보는 괴탄(怪誕)문학이 탄생했다"고 평했다.

"글쎄. < 형제 > 는 천쓰허의 평가에 부합하지만 내 작품은 아닌 것 같다. 물론 성적인 측면을 약간 코믹하게 다루긴 했지만 근본적으로 엄숙하고 진지한 작품이다."

- < 인민을… > 은 노골적 성애 묘사뿐 아니라, 중국 내 권력ㆍ계층 문제에 대한 첨예한 풍자가 읽힌다. 베이다오, 가오싱젠 등 망명작가가 아닌, 중국 내부에서 이처럼 강한 사회비판 문학이 존재한다는 게 놀랍다.

"비판문학의 목소리가 점차 강해지고 있다. 위화의 작품도 그런 경향이 강하다. 내가 중국 정부로부터 환영 못 받는 것도 이런 이유다. 성적 묘사는 별개 문제로, 정부 역시 여기엔 관대하다. 내 작품이 판금 조치된 것도 성적 묘사의 적나라함과는 무관하다. 한국에도 번역될 < 물처럼 단단하게 > 란 작품은 < 인민을… > 보다 더 노골적인데 아무 문제 없었다(웃음)."

- 중국 작가 대부분은 중국작가협회(작협)에 소속돼 있다. 이런 관변적 운영이 작가의 자율성을 해치지 않나.

"나는 작협 일급작가라서 성과와 무관하게 대학교수 수준의 월급을 받고 있다. 하지만 작협은 굉장히 느슨한 조직이라 작가에게 미치는 실질적 통제력이 거의 없다. < 인민을… > 이 판금됐을 때도 작협이 내게 제재를 가한 게 없다."

- 무리해서 글을 쓰다 몸이 안좋아지니까 누워서 글 쓸 수 있는 특수의자를 장애인용 의료기 제작 공장에서 맞췄다는 얘기를 들었다.

"96~98년에 이 의자에 누워 < 흐르는 세월 > > < 물처럼 단단하게 > 같은 대표작을 썼다. 지금도 허리가 아파 책상에 앉으려면 요대를 감아야 한다. 난 생명 전부를 문학에 투입하고 있다. 인간의 진실, 중국 인민의 현실에 최대한 가깝게 다가서고 싶다."

- 올 하반기 < 딩좡의 꿈 > 이란 작품이 한국에 소개된다고 들었다.

" < 인민을… > 다음에 쓴 작품으로, 중국 최초로 에이즈(AIDS)를 소재로 했다. 딩좡이란 마을에서 비위생적인 헌혈 바늘 사용으로 에이즈에 집단 감염된 사건이 실제 있었다. 실화를 바탕으로 인성의 어두운 면을 묘사했다. 홍콩 아주주간에서 선정한 '2006 중국어로 쓰여진 10대 저작물' 1위에 뽑혔다."

Posted by lunarog
친구들과 같이 펀자비를 다녀오다.

저녁에는 78원에 뷔페와 맥주를 양껏 먹을 수 있다는 소개를 보고 갔다.
가격은 88원으로 올라 있었다.
여행책자에는 상하이에서 꽤 괜찮은 식사를 할 수 있는 곳으로 소개되어 있지만
뷔페 요리는 그다지 다양하지 않았고, 청도 맥주는 아시다시피 그냥 넘겨줄 수준이었다.
나는 요리도 그런대로 맛있고 분위기도 좋다고 느꼈지만,
강한 맛을 상쇄해줄 다른 옵션이 적기 때문에
인도요리의 강한 향이 부담스러운 사람에겐 다른 선택이 필요할 듯.

저녁에는 또 두 차례 정도 공연을 했다.
너무 열심히 춤을 추었고, 춤추기 전에 우리 쪽으로 와서 예고까지 하는 바람에 열심히 찍어주는 척 했지만
사진은 그다지 잘 나오지 않았다.
동작이 너무 빨랐고, 정지화면으로는 별 감흥 없을 자세들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이겠다.


그림 속 비슷한 복장의 아저씨가 장단을 맞춰주고 있다.


이쪽은 우리 꼬마악단의 연주가 흥을 돋우고 있다.


구베이와 푸동에도 있지만 내가 간 곳은 샹양루(襄阳南路) 102호 2층에 있는 곳이었다.
1호선 산시난루역에서 창수루역쪽으로 가다가 샹양루쪽으로 좌회전하면 된다.(택시는 좌회전 금지 일방통행.)

푸동쪽은 아래 링크. 가격이 올랐을 것 같은데..
링크에 의하면 48원이면 된다.(그럴리가?)

http://life.shanghaitan.net/bbs/board.php?bo_table=food&wr_id=91&sfl=&stx=&sst=wr_good&sod=desc&sop=and&page=5

이글루스에서  by luna | 2008/06/18 03:40 | 石庫門 |

Posted by lunarog
獨立閱讀/讀, 서재 2008. 6. 12. 04:15

잠깐 서점에 들렀다가 새로 나온 책을 몇 권 사다.

주유쟁 선생이 <走出中世纪二集>를 냈다. 그냥 반가운 마음에 집어들었다.

2007년에 <走出中世纪>增訂本을 냈는데, 이번에는 그동안 여기저기 발표한 글과 미발표 논문을 수록하고 있다. 대체적인 스타일이나 내용이 비슷하기 때문에 같은 이름에 "2집"을 더한 제목을 썼다. 증정본의 표제논문인 "走出中世纪"의 속편이 2집에 대표논문으로 실렸다. 50쪽에 이어서 51쪽부터 내용을 시작한다고 밝히고 있다.


作  者: 朱维铮
出 版 社: 复旦大学出版社
出版时间: 2008-5-1
字 数: 262000 页 数: 322 I S B N : 9787309059281

목차 확인 링크

주유쟁 선생은 현재 복단대 역사학과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

70이 넘은 나이에도 정력적으로 가르치고 있으며, 마음에 안 드는 모든 것을 시원하게 비판한다.

 

다른 하나는 왕후이의 <탈정치화의 정치: 단기 20세기의 종결과 90년대>이다.



<去政治化的政治—短20世纪的终结与90年代 >

作  者: 汪晖

出版时间: 2008-5-1

字  数: 465000

页  数: 532

I S B N : 9787108028525


목차 확인 링크

연초에 <현대중국사상의 흥기>신판을 하드커버로 내기도 했는데, 꼼꼼하게 보지는 못했지만 신판 서문("중국"과 그것의 "근대"를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이 추가된 것 말고는 달라진 게 없는 것 같았다. 내용을 만지거나 오탈자 등을 손봤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하드커버라서 책이 좀 고전 느낌도 나긴 했다. 더불어 왕후이도 대가 반열에 들어선 것인가. 신판의 서문도 이 책 후반에 포함되어 있으니 구태여 신판을 살 필요는 없겠다.아울러 <현대중국사상의 흥기>는 한국어로 번역중인 것으로 안다.(꽤 오래 기다려야 나올 수 있을 것 같다. 여러 명이 작업하고 있지만 분량이 워낙 방대하고 내용도 만만찮으니 말이다.)정리해 두는 셈치고 이 책의 소개를 겸해 서문을 조금만 들여다 보자..

'"90년대"는 1989-1991년의 세계적인 거대한 변화를 거치면서 탄생했다.'로 첫마디를 시작한다.밖으로는 공산권의 몰락, 안으로는 천안문사건 등을 염두에 두고 앞 시기와는 다른 맥락에서 90년대를 고찰하려는 것이다. 더하여 그는 "90년대"라는 말과 "1990년대"를 조금 다르게 쓰겠다고 밝힌다. "1990년대"가 단순한 시간개념이라면, "90년대"는 시장경제의 형성과 그로 인해 일어난 복잡한 변화를 그 특징으로 하는 가치개념을 함축한 용어이다.그의 기본적인 주장이라고 밝힌 부분을 옮겨 본다.

"80년대"는 사회주의식 자기개혁이라는 형식으로 펼쳐진 혁명시대의 마지막이었다. 그것에 영감을 제공한 원천은 주로 그것이 비판하던 시대에서 나왔다.("실천은 진리를 검증하는 유일한 기준이다", "가치규율과 상품경제", "휴머니즘과 소외 문제" 등이 전형적인 "80년대식 논제"로 간주되는데, 사실 그것들은 모두 50, 60, 70년대의 사회주의 역사에서 나온 것들이다.) 그런데 "90년대"는 혁명시대의 종결을 전제로 펼쳐진 새로운 희극이었다. 경제, 정치, 문화 및 군사적 의미에서 이 시기에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났다. 만약 재정의를 거치지 않는다면, 심지어 정당, 국가, 군중 등 모두가 잘 알고 있는 범주조차 이 시기를 분석하는 도구가 될 수 없다. 이런 이유로 80년대와 90년대의 복잡다단한 연관성에도 불구하고 후자는 전자의 자연적인 연속이 아닌 것이다. "90년대"에는 서로 상이한 사상적 역량이 신자유주의와 대치하면서 중요한 사상적 사건을 만들었다. 그러나 신좌파의 흥기, 포스트모던 사조의 기복, 보수주의의 침투, 민족주의의 성쇠, 자유주의의 유행 등 각각의 조류는 모두 모호한 경향성을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그들을 신자유주의 전지구화의 흥성과 쇠락, 전환이라는 국면에 놓고 해석하지 않는다면 그들의 진정한 방향을 파악할 수 없게 될 것이다. 사상이 서로 대치되는 형세나 매체에서의 혼전상황을 통해 우리는 일련의 구체적인 사회문제, 법률문제, 정치문제 및 문화문제가 공공적 토론이라는 형식으로 나타나며, 현재적 문제에 관한 모든 논쟁은 20세기 중국의 역사적 전통의 재평가를 회피할 수 없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90년대"의 눈에 띄는 또다른 표지는 20세기에 형성된 가치 시스템과 역사관이 심각한 위기를 맞았다는 점이다. 그래서 혁명시대와 사회주의 역사가 제공한 가치는 말할 것도 없고, 위에서 언급한 "80년대식 명제"도 별 상관없는 것이 되어 버렸다. "90년대"의 의미를 캐묻다 보면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는 게 하나 있다. "20세기"는 "장기 19세기" 내부의 타자인 것인가, 아니면 혁명을 통해 21세기의 탄생을 재촉하는 유령인가?

저자는 80년대와 90년대에 명확한 선을 그으며, 90년대의 탄생이 20세기 역사의 붕괴와 중첩된다는 점에서 그것을 20세기의 일부가 아닌 "장기 19세기"와 더욱 친연적인 관계에 있는 것으로 본다.

"20세기의 막을 내리면서 '19세기'를 특징짓던 사회관계가 재등장하게 된다. 마치 혁명시대의 충격과 개조를 거치지도 않았던 것처럼 말이다. 이런 의미에서 '90년대'는 '역사의 종결'이라고 하기보다 '역사의 새로운 시작'이라고 이야기하는 것이 적합할 것이다.
19세기적 의미의 역사가 반복이라는 형식으로 지속된다.
그러나 냉전의 종결과 혁명의 종결의 상호중첩이라는 특징으로 인해
이 시대는 19세기의 단순한 연장도 아니지만 20세기적인 정치적 모델로는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19세기의 대변혁은 자본주의 시대의 내부의 적, 즉 무산계급과 새로운 사회주의 운동을 창조하였으며, 결국 사회주의당 일국체제를 기본 형식으로 하는 서방 자본주의 외부의 체계를 형성하게 된다. 그러나 20세기 말의 대변혁은 이 자본주의 외부체계의 종결을 표지로 한다. 이는 사회주의 체계의 와해를 의미하는 것일 뿐 아니라 계급투쟁, 민족투쟁, 정당정치 등 전통적인 정치형식의 대대적 쇠락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러한 새로운 국면을 탐색하기 위한 시도의 일환으로 중국의 지식계에서는 일련의 대표적 논제들이 나타난다.
(시장화, 전지구화, 민족주의, 문명충돌론, 인문정신, 포스트콜로니얼, 제도개혁(창신), 국가능력, 도시화와 농민노동자(농민공), 신고전 자유주의 혹은 신자유주의, 금융위기, 삼농위기(농촌, 농업, 농민), 의료보장체제의 위기, 부동산 체제위기와 노동권리 위기, 포스트모더니즘, 문화 보수주의, 근대성의 반성, 인문교육과 대학개혁 등등)이러한 논제들은 80년대의 학술연구에서도 찾을 수 있지만, 90년대의 주제, 방법, 시각, 규모 등은 이미 앞시기와 분명한 경계를 긋고 있다.90년대의 특징을 분명히 하기 위해, 우리는 최소한 아래 몇 가지 문제에 대답할 필요가 있다.
왜 냉전의 종결과 혁명의 종결은 상호중첩되는가?
왜 "90년대"는 "단기 20세기"의 끝이 아니라 "장기 19세기"의 연장에 가까운가?


수록된 글들은 모두 90년대에 쓰여졌으며, 구체적으로 94년에서 2007년까지의 글을 모은 것이다.
(이미 다른 책에 출간한 논문을 거듭 묶어내는 중국 출판계의 관행은 고쳐질 필요가 있겠다. 즉 이 책도 "새" 논문은 별로 없다.)
또한 이 시기는 그가 <학인>, <독서> 등 학술잡지의 편집을 맡고 있을 때와 맞물린다.
(왕후이는 <독서> 주간을 그만두었다. 짤렸다! 이 논란도 정리해보면 재미있을 건데.. 왕후이가 독서 주간을 맡은 동안 <독서>가 너무 재미 없었다는 출판사 쪽 의견이라든가 왕후이를 지지하는 반대쪽 의견 따위 말이다..)

아무튼,
주유쟁 선생의 책을 산 것은 내가 그 사람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그가 가진 학술적 공력과 비판정신 같은 게 좋긴 하지만 그의 책을 그대로 한국에 소개하기는 힘들다. 주유쟁 선생이 되짚고 있는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선 좀 더 개괄적인 자료의 연구 및 소개가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

왕후이는 이미 한국에 몇 권이 번역되어 있고 지금도 번역 중이다.
이 책도 분량은 꽤 되는 편인데, 한국에 이미 소개된 논문은 빼고 약간의 편집을 거친다면
누군가 나서서 번역해 주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얼마 전까지 자젠잉의 <80년대 방담록> 등을 위시한 80년대를 회고하는 분위기가 중국을 휩쓸었다. 시장경제를 특징으로 하는 90년대와는 다른 가능성의 탐색 기제로 80년대를 회고하는 것으로 나는 판단했다. 문혁을 막 벗어난 후 혁명에의 열정을 가지고 새로운 시대를 만들어내려는 에너지가 분출되던 시기가 80년대였다. 90년대는 그러한 열정의 변질을 특징으로 하지만 한편으로는 80년대가 축적한 지식과 경험이 성숙되던 시기이기도 하다. 지식인보다는 학자, 전문가가 득세하는 시기이기도 했다. 80년대는 아련한 향수를 느끼게 하는 면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지금의 한국적인 상황에 딱 맞아떨어지는 뭔가를 발견하기는 쉽지 않다. 그렇지만 현재의 중국과 중국인을 이해하기 위한 경로의 하나로 80년대식 뜨거운 피를 구성하는 기본인자가 무엇인지를 확인할 필요는 있다.
 
그에 비해 왕후이의 90년대 논의는 기본적으로 중국적인 상황에 근거하고 있음에도 이미 전지구적인 상황에 내몰린 중국에 대한 이야기라 우리의 현재에도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겠다.
90년대에 대한 논의가 시작되는 것은 80년대가 이미 해결된 문제여서가 아니라 그 둘을 같이 놓고 봐야 서로를 더 잘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나도 이런 것들을 꼼꼼히 챙겨보는 편은 아닌지라 어떤 논의가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는지는 잘 모른다. 그래도 보이는대로 챙겨놓고 정리해 볼 필요는 부정할 수 없겠다.

Posted by lunarog
중국어사전 2008. 6. 8. 15:27
事后诸葛亮 : 사전에 방비하거나 의견을 내놓는 것이 아니라, 사후에야 고담준론을 펼치는 사람을 말한다. 제갈량은 미리 알고 대비했으되, 이 사람들은 일이 끝난 후에야 해결책을 내놓는다는 의미에서 사후의 제갈량이라는 말이 생겨난 것.

우리에게도 비슷한 속담은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 간단히 줄이면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
똑같은 "사후"이지만 제갈량은 일이 끝난 후이고, 약방문은 죽은 후(死後)이다.

이 외에도 비슷한 속담은 많다. 최근에도 많이 생각나는 말이지만, 역사상 무수히 이런 일이 일어났을 테니..

망양보뢰(亡羊補牢): 양을 잃고 나서야 우리를 고친다
실마치구(失馬治廐): 말 잃고 마구간 고친다
실우치구(失牛治廐):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
사후청심환(死後淸心丸): 죽은 뒤에 청심환을 찾는다
늦은 밥 먹고 파장(罷場) 간다
단솥에 물 붓기.
차례대로..
1. 애초에 소화기를 설치했어야지!
2. 연못이라도 하나 파 놓을 걸!
3. 119에 전화했어야지!

Posted by lunarog
獨立閱讀/讀, 서재 2008. 6. 5. 08:48

고서(舊書)

아청(阿城)



오경상(吳慶祥)은 열두 살에 도제가 되었다. 배우는 것은 고서점 일이었다.


고서점은 골동품 가게와 비슷해서 “반년 동안 물건을 못 팔다가, 물건을 팔면 반년을 먹고 산다.” 오경상은 취급하는 게 반년을 먹고 살 “물건”들이니 큰 장사라고 떠벌이곤 했다. 큰 장사가 잘 될 리야 없지만, 그래도 석인첩(石印帖)이나 수산석료(壽山石料; 사진) 같은 걸 원하는 사람은 항상 있기 마련이라 들락거리면서도 장사는 되었다.

 


들락거리다 보니 온갖 사람이 다 있다. 문인들이 많은 편인데, 뒷짐을 지거나 팔짱을 끼고 위아래로 훑어 봤다가, 반나절을 뒤적이고 반나절을 서성이다가는 가 버린다. 이런 부류는 새끼 문인들이라 주머니가 넉넉하지 못하지만, 그렇다고 무시해서는 안 된다. 새끼 문인이 언제 대문호가 될지 모르니까 말이다. 새끼 문인일 때 잘 모셔 두면 대문호가 된 후 서점의 이름값 또한 같이 올라가는 법이다.
대문호는 종종 쪽지를 남기곤 한다. 쪽지에는 찾는 책이 쓰여 있다. 쪽지의 책을 찾으면 전부 다 찾은 게 아니라 한 권이라도 먼저 찾으면 보내 줘야 한다. 정성껏 찾고 있다는 표시라도 내야 되니까.


책을 배달할 때는 항상 다른 책도 끼워 가야 한다. 어떤 책을 끼울 것인가는 문인의 기호를 잘 헤아려야 한다. 외관을 중시하는 문인에게 외관이 잘 장정된 책을 끼워 가면 보통은 구입해서 서가에 진열해 두었다가 친구가 오면 보여주곤 한다.


오경상이 매입자에게 책을 배달하는 일을 하기까지의 과정이 쉽지는 않았다.


책을 배달하려면 책을 알아야 한다. 우선 글자를 알아야 한다. 배달하는 게 무슨 책인지는 말할 수 있어야 하니까. 오경상은 글자 배우는 머리가 있었다. 서점에 들어간 지 삼년 만에 책을 사러 온 사람들에게 책을 찾아줄 수 있게 되었다. 오경상은 그때 이미 변성기였고 키도 커서 보통은 그가 열다섯에 불과한지 알아차리지 못하였다.


책을 아는 두 번째는 아주 어렵다. 판본에 대한 건 끝이 없기 때문이다. 책에 관한 온갖 잡다한 학문이 뒤죽박죽 섞여 있는 분야라서 실마리를 찾아내기가 쉽지 않다.


오경상은 서점에서 책을 사러 온 고객들을 모실 때 눈을 크게 뜨고 귀를 열어 둔 채, 책에 관한 이야기라면 가리지 않고 먼저 머리속에 새겨 두었다. 손발은 바쁘게 놀리면서 말이다. 서점은 학교가 아니다. 책에 관한 이야기를 들으러 온 것이 아니니 주인에게 책을 팔아 줘야 한다.


머리속에 새겨진 것은 조금씩 이해된다. 이해되지 않는 것은 오래 갈 수도 있고 그러다가 갑자기 어떤 기회에 단번에 깨닫게 되기도 한다. 이해하게 된 게 많아질수록 이해하기가 쉬워졌다.


오경상은 간혹 해정(海淀; 북경대 지역)에 있는 대학에 책을 배달하기도 했다. 가게의 자전거를 타고 가는데 길옆으로 잡초만 무성하다. 오경상은 겨울에 해정까지 책을 배달하는 게 가장 겁난다. 역풍이 부는 데다 날도 빨리 저물어 돌아올 때는 모골이 송연하기 때문이다. 오경상은 훗날 대문호 몇 명과 잘 지냈다. 물론 책으로 맺어진 인연이다.


오경상은 훗날 사창가를 들락거리기 시작했다. 선무문(宣武門) 바깥의 점원치고 사창가를 들락거리지 않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가까이 있고, 가게 문을 닫은 후에는 적적해서 사람 냄새가 나는 곳을 가고 싶은 법이다. 서점에 책이 많긴 하지만, 아무리 많아도 사람은 아니다.


오경상은 매독에 걸려 치료를 받았다. 나으면 또 사창가를 찾았다.
낮에는 책 파는 일을 돕고, 책 파는 학문에 신경 쓰고 배달도 하다가 어두워지면 문을 닫았다. 문을 닫으면 동쪽으로 어슬렁거리며 단골을 찾는다. 매번 같은 가격으로.


북평(北平)은 1949년에 해방되어 원래 명칭으로 바뀌어 다시 북경으로 불리게 되었다.


1950년 초에 오경상은 자살했다.


오경상의 자살에 대해 친하게 지내던 점원들 누구도 이유를 알 수 없었다. 이치대로라면 오경상은 주인도 아니고 고작 고참 점원에 불과하니 성분도 나쁜 편은 아니었다. 무서울 게 뭐 있었겠는가?
사창가를 단속해서? 그것도 이유가 되지는 못한다. 신사회가 시작되어 도처에 새로운 기상이 움 솟고 희망찬 미래가 기다리는데, 어찌하여 사내대장부가 쉽사리 자살을 선택한 것일까?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할 수가 없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할 수가 없어. 점원들이 오경상을 언급할 때면 지금도 고개를 설레설레 흔든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할 수가 없다니깐.


2008년 6월 5일 초벌. <아청 정선집>(북경연산출판사, 2006년), 99-100쪽.

Posted by lunarog
이번 6월 4일로 1989년에 있었던 천안문 사건이 일어난 지 19년을 맞는다.
자 세하게 관련논문들을 읽어본 것은 아니나 서방에서 이야기하고 있듯이 이 사건을 "민주화 운동" 등으로 보기에는 여전히 봉건적인 요소가 많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학생들이 요구한 내용이나 방식의 봉건성에도 불구하고 운동의 흐름은 민주적인 성격이 강했고, 그러한 요구의 제기와 풀어가는 방식을 통해 중국이 보다 민주적이 될 가능성이 있었다는 것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생각난 김에 한국 쪽 매체에서 혹시라도 관련 소식을 다뤘는지 검색해 본다.

[기자수첩]천안문 19주년 희미해진 기억
중국 대학가는 지금, 정치·인권 문제엔 '무덤덤'
천안문 사태 19돌 …‘그날의 기억’ 증발된 중국

말 그대로 천안문 사건은 이제 희미해진 기억으로만 남았다.
간단한 논평 하나도 신문, 인터넷 등에서 찾아보기 힘들다.
그 시절 운동을 주도했던 대학생들은 이미 사회의 중심인물로 중국을 좌지우지한다.
러우예의 <여름궁전; 이화원> 같은 영화가 보여주는 정서가 그때 그 시절과 후일담이다.
영화는 천안문사건을 간접적으로만 언급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상영금지되었다.
아직 중국내에서 천안문사건, 육사 따위는 검색어로 허용되지 않는다.
(영화 자체는 그저 그렇다. 주인공의 눈빛과 연기는 인상적인데, 감독이 너무 욕심을 부렸던 게 아닐까 싶다.)

이 사건에 대한 경각심이 워낙 커서였는지, 중국에서는 여전히 집회시위를 함부로 할 수 없고
여러 사람이 모여 집단행동을 하는 것 자체를 금지하는 경우가 많다.
법원에 학교의 부실공사를 따지러 갔던 지진피해 학부모들의 단체행위를 공안이 저지할 정도. 끌어냈다고 표현할 수밖에.
기사가 전하고 있듯이 그럼에도 지금의 중국 대학생들은 그다지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것 같다.
원래 그런 체제에서 태어나고 살아왔기 때문에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일 수도 있지만,
그들도 말하고 행동할 자유가 완전하지 않다는 것을 모르는 것은 아니다.
다만 분위기를 잘 읽고 허용되는 행동만을 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밥도 먹여주지 않는 신념에 의한 행동보다는 살아남자는 생존본능이 강할 뿐이다.
언제나 살아남는 강한 약자, 우파(비정치적 의미의).

앞으로 중국이 조금 더 잘 살고, 올림픽이 성공적(?)으로 끝나고 나면 중국이 달라질까? 쉽지 않겠지?

미국, 중국에 천안문사건 재평가 촉구

미국에서는 논평을 냈다.
중국이 까먹고 있을까 봐
니네들 이런 일 있었는데 아직도 은근슬쩍 넘어가려고 하고 있지?
한 마디 물어주는 센스.
작년에도 천안문사건 해결해야 올림픽 가능할 것이라고 압박했다던데..

중국, "천안문사건 재평가 하지 않는다"  

물론 중국에서 돌아온 답변은 뻣뻣하다.
내정간섭하지 마시란다.
천안문 사건을 "반혁명폭란"으로 규정한 당시의 공식입장은 절대 철회하지 않을 것이라고.
"반혁명폭란"?
요즘도 어디서 많이 듣는 말인 것 같은데..
티벳에서?
한국에서는?
암 튼, 오는 8월의 베이징 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인권상황의 개선을 요구하는 국내외의 여론에 대해 친강 대변인은 "다른 사람이 어떻게 얘기하든, 상황이 어떻게 변하든 우린 중국 특색을 가진 사회주의 길을 끝까지 걸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爆亂의 희생자’ 되길 자청하는 李 대통령
(링크가 뜨지 않아 어떤 내용인지 확인하지 못했다. 6월3일자.)

시대를 되돌리는 대통령 혼자(?) 힘으로
이처럼 새롭고 건강한 운동의 흐름을 막을 수 있을까?
80년처럼, 89년처럼 "계엄령"이라는 판단착오를 하는 비겁함이 없기를 바랄 뿐이다.
이미 충분히 비겁하고 어리석었으니까.
앞으로 제발, 말이 좀 통하는, 상식을 갖춘 사람을 뽑자구요..


Posted by lunarog
示衆/조리돌림 2008. 3. 17. 21:45

루쉰의 쇠로 된 방의 비유를 생각해 본다. 사방이 쇠로 막힌 방에 사람들이 자고 있다. 그들은 서서히 질식되어 죽을 것이다. 그들이 깬다고 하더라도 두꺼운 쇠를 뚫고 밖으로 나올 방법은 없다. 아무런 고통 없이 서서히 죽어가게 둘 것인가. 아니면 고통스럽겠지만 그들을 깨워 마지막 순간까지 그 방을 나올 모든 수를 써보게 할 것인가.


최근 티베트 사태를 잠깐 생각해보다 이 비유를 떠올렸다.


티베트를 어떤 순수하고 신성한 땅, 중국의 식민치하에 억압받는 소수민족의 땅으로 신비화하거나 그런 신비화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번 시위와 중국의 강경대응으로 인한 사망자 발생은 그걸 재확인시켜 주는 한 사례이다. 중국도 초반에 확 잡아서 올림픽 때 문제가 나지 않게 하겠다는 생각도 들 테고 그러면서도 외국 눈치도 봐야 하는 애매한 상황이다. 다른 나라들도 중국에 한 마디씩 하면서 정치적으로 이용할 카드의 하나로 생각하는 듯하고.

박노자는 예전에 티베트에 대해 다른 이야기를 했던 것 같다. 티베트가 신성화되는 것 자체가 이데올로기적이고, 중국 견제용으로 미국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카드의 하나이라는 전제에, 더하여 달라이 라마를 수장으로 한 티벳 불교 승려가 신분적으로 최상층을 구성하면서 나머지 인민들을 착취했던 역사를 언급했다. 그 수가 얼마인가, 혹은 그들이 정말로 그렇게 생각하는지는 검토가 필요하겠지만, 그렇다면 중화인민공화국이라는 사회주의 국가에 의해 해방된 사람도 없지는 않은 셈이다. 문제는 그러한 해방에 수반되는 다른 언어, 다른 가치, 다른 이데올로기의 강요가 빈곤이나 익숙한 억압보다 더 억압적일 수도 있다는 점일 테다.
국 가, 민족을 초월한 신분적 해방이 더욱 행복할까, 익숙한 내 언어, 내 풍속 안에 살 수 있는 민족적 해방이 더욱 행복할까? 이분법적으로 두 가지 가능성만 놓고 보면 쉽게 대답하기 힘들 것 같다. 물론 이 이분법이 티베트 문제를 아우를 수는 없다.

그들은 그냥 뒀으면 정치+종교적 신념에 따라 자신에게 부여된 계급/신분에 만족하면서 살았을 수도 있지 않았을까?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쇠로 된 방을 다시 떠올려 본 것이다. 쇠로 된 방에 사람들이 자고 있었다면 그들은 쉽게 질식해 죽지는 않을 것이다. 원래 그런 환경에서 태어났고, 자랐으며, 당연한 듯이 죽어갈 테니까. 루쉰의 반성은 옳았다. 그 반성이 자기를 포함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루쉰은 바깥의 초월적 위치에서 방 안의 '그들'을 바라보면서 이 말을 한 것은 아닐 것이다. 망설이던 순간에 어떤 희망을 발견했고, 쇠로 된 것으로 보였던 방은 너무 쉽게 벽이 허물어졌다.

그런데, 똑같은 비유를 이런 입장에서 해 보자.
지금 너는 쇠로 된 방에 갖혀 있어. 내가 그 쇠로 된 벽을 허물어 줄께.
이런 방식은 너무나 쉽게 폭력의 모습을 갖추게 된다.


그렇다고 쇠로 된 방 안의 현재에 만족하면서 살라고, 외부의 너희는 간섭하지 말라는 방식도 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한다. 당연하게도.

중국이 만든 벽에도, 달라이 라마가 만든 벽에도 갖히지 않는 방식을 그 속에 살고 있는 사람이 찾아낼 수 있을까..


내 별로 깊지 않은 고민이 바닥을 드러낸다.

Posted by lunarog
문화혁명/80년대 2008. 2. 12. 15:14

번역을 하다 모르는 작품이 있어 검색하다 흔적을 조금 남겨 놓는다.
(정리는 차후로 미뤄야겠다)
원래 내가 찾으려 한 것은 영화나 연극 작품인데, 아마도 조형물이 먼저였던 것 같다.


收租院:
사천성의 지주 류문채의 장원에 소작을 걷는 과정을 표현한 대형 진흙 조각상 정원.
문혁 시기 전국에서 유명한 계급투쟁의 교육기지로 사용되었다.
1965년 6월에서 10월에 창작.
65-66년에 베이징에서 복제품이 전시되어 대단한 인기를 끌기도 했다고.
현재도 여전히 관람이 가능하며, 원래의 교육적 기능보다는 지난 역사의 한 표본으로 남아 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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收租院

四川大邑县地主刘文彩的庄园——收租院,曾经是全国闻名的阶级斗争教育基地。

收租院

中 国现代大型泥塑群像。创作于1965年6~10月,陈列于四川省大邑县刘文彩庄园。作者是当时四川美术学院雕塑系教师赵树桐、王官乙,学生李绍瑞、龙绪 理、廖德虎、张绍熙、范德高及校外雕塑工作者李奇生、张富纶、任义伯、唐顺安和民间艺人姜全贵。四川美术学院雕塑系教师伍明万、龙德辉带领一年级学生隆太 成、黄守江、李美述、马赫土格(彝族)、洛加泽仁(藏族)参加了后期的创作。

收租院根据当年地主收租情况,在现场构思创作,共塑7组 群像:交租、验租、风谷、过斗、算账、逼租、反抗。它们以情节连续形式展示出地主剥削农民的主要手段——收租的全过程,共塑造114个真人大小的人物。雕 塑家将西洋雕塑技巧与中国民间传统泥塑的技巧融而为一,生动、深刻地塑造出如此众多不同身份、年龄和个性的形象,可谓中国现代雕塑史上空前的创举。群像与 收租环境浑然一体,收租情节与人物心理刻画惊心动魄,集中地再现出封建地主阶级对农民的残酷剥削压迫,迫使他们走向反抗道路的历史事实。在这组作品中,写 实风格和泥土材料的运用颇为恰当,中、西雕塑技巧的融合也达到了和谐统一的效果。

收租院于1965~1966年间在北京复制展出,曾引起很大反响。其后曾在阿尔巴尼亚、越南展览,1988年则以玻璃钢镀铜新材料的复制品在日本巡回展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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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收租院,最具影响的有三个版本:原版在四川省大邑县安仁镇刘氏庄园,黏土雕塑,四川美院师生和当地民间艺人集体创作,1965年完成;1965年底在在北 京展出其复制品,几个原创者和中央工艺美院一些师生共同完成;1974年,部分原创者和四川美院的师生在四川美院用玻璃钢镀铜重塑了这件作品;其他形式复 制品不计其数。1999年,第48届威尼斯双年展蔡国强以观念、行为作品《威尼斯的收租院》获得大奖,引起艺术界争议。一般提到收租院,均指“刘氏庄园 版”。

收租院的诞生和经历都颇具传奇色彩。1964年,为了“艺术地再现恶霸地主的心狠手辣和劳苦大众的疾苦、愤怒”,有关部门召集 民间艺人创作泥塑作品,但力有不逮,遂向四川美院求援。于是四川美院师生和当地民间艺人精诚协作,完成了大型群雕收租院。此后收租院在经历了持久的风光和 并不短暂的沉寂,近来重又受人关注。

收租院以地主庄园收租场所实地环境,分为送租、验租、风谷、过斗、算帐、逼租、怒火等连续的情 节,塑造了114个与真人大小相近的人物,塑像布局全长约 96米。形象刻画十分精细写实,加上环境为实景,力求营造真实感。塑像采用民间泥塑的传统方法,即用稻草与棉絮和泥在木扎骨架上塑成,眼睛是黑色玻璃球镶 上去的。

事实上,收租院已经被符号化了,它本身的情况不重要,固有色已让位于打在它身上的灯光。它被贴上了种种标签,它在一大堆标签 中间迷失了自己。红色狂潮的 20世纪60年代,人们从四面八方赶来,坐长途火车来,坐敞篷货车来,步行几十公里来,到川西的一个小镇上,亲眼看一看“超现实主义的”收租院,验证并强 化一份阶级仇恨,并惊叹于作品本身的艺术水准。作为阶级斗争工具的收租院,为作为艺术品的收租院增添了万丈光芒,被认为是“社会主义的现实主义艺术原则与 社会主义政治需要相结合的完美典范”。

当众多的文艺作品被打为“大毒草”的时候,与八个样板戏一起,根红苗正的收租院,以微不足道的 力量去丰富人们贫乏的精神生活。也正是这一畸形的角色保全了它,收租院得以在破坏一切的十年浩劫中非但安然无恙,而且保持着比较高的社会关注程度,甚至屡 有国外机构和个人邀请出国办展览。

当国人把关注的重心从阶级斗争转入经济建设之后,与“文革”中其他大红大紫的人、事、物一样,收租 院慢慢淡出人们的视野。只是偶尔还会有一些人,在特定的场景之中,还会想起往事,那些往事或许正好与收租院有关。在人们的视野之外,收租院褪了光芒,遭人 诟病。“京剧亮相式的造型和连环画式的情节毫无突破可言。”

当一次文化事件发生,许多的人和机构纷纷浮出水面,声称对收租院拥有著作 权,大家才恍然记起,还有这样一个堪称宝贝的东西我们已很久没有关注它了。于是,作为一个文化热点,具备了流行的要素,它的名字被一些相关的无关的人叨 扰,它发现自己也可以重新让人关注。它记录了一段特定历史时期的一段特殊往事,与一个地主有关,而地主庄园都把名字改为刘氏庄园了,收租院只能让人增长知 识,已不能增长年轻人对一个已消亡阶级的仇恨。

因为收租院泥塑作品在叙事上采用了虚构和夸张,所以有人认为“它为我们提供了一个范 例:它展现了在一个与世隔绝的社会中艺术家如何能够真诚严肃地去为谎言而工作,并且在这种背景下达到一种极致的状态。”这种虚构和夸张与造型上的写实,形 成了一种奇特的合力,让它“控诉万恶的旧社会”收到了出乎意料的效果。

现在,收租院泥塑作品依然每天接受来自全国各地世界各地游人的参观,但它的教化功能已经萎缩,只是做为一段历史的标本,供人回忆、遐想和缅怀。

链接:

大邑刘氏庄园博物馆,AAAA级景区,原名大邑地主庄园陈列馆。有南北相望的两大建筑群,占地约7万余平方米,建筑面积达2万余平方米,建筑时期为清末至民国,这是中外闻名的,我国现存完整且规模浩大的刘文彩地主庄园——“老公馆”和“新公馆”。

刘 氏庄园为中国近现代社会的重要史迹和代表性建筑之一。该馆建立四十多年来,积累了丰富的藏品,内涵丰富。现有文物,藏品2万余件,规模宠大,保存完好的庄 园建筑群,及庄园遗存的大量实物和文献资料,加上独具特色的庄园陈列,构成了一个有机整体,为认识和研究中国半封建、半殖民地社会经济、文化建筑及中国四 川军阀史、民俗学的重要场所和实物现场,是旧中国农村的一个缩影,是中国社会发展史的一个断面。雕塑《收租院》闻名遐迩。

地址:成都市大邑县安仁镇,距成都52公里

交通:城北客运中心、青羊宫、金沙车站等处每日均有数十班车前往大邑,到大邑后转车去安仁。成都的新南门汽车站有直达景区的班车。

门票:45元/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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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73년 출간된 연환화 사진 일부이다.


店名: 佳亭藏书店
品名: 《收租院》
编号: PA00337437
规格: 010504
分类: 绘画单行本-现代-四川-文革-32开
简介 四川人民出版社1973年1版1印,雕塑作品连环画,印量:120,000,公藏库存。封面一处蚀洞,前衬页书脊处两处撕口,较小,书脊租字上是一蛀洞,内页干净如新。
备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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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루스에서 by luna | 2008/02/12 15:14 | 八十年代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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