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은 빨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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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009.05.13 낙타 2
  3. 2009.05.12 신의 물방울20
  4. 2009.05.12 겨루기 1
  5. 2009.04.25 임정90주년 기념 해군입항식(와이탄)
  6. 2009.04.24 오송구(항구) 가는 길 (2)
  7. 2009.04.23 중독 2 1
  8. 2009.04.22 인생의 아침 1
  9. 2009.04.21 중독 8
  10. 2009.04.20 빗방울, 빛방울 1
示衆/明室 2009. 5. 16. 00:32

090423. 밤11시. 남경서로. 누구도 다른 사람의 인생에 끼어들지 않는다, 드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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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unarog
示衆/明室 2009. 5. 13.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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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unarog
示衆/flaneur, p.m. 4:30 2009. 5. 12. 01:07
이번 신의 물방울은 우주로 날아갔다.
그 키워드는 짤막한 하이쿠다.

동쪽 들판에 붉은 빛이 비치어
돌아보니 달이 비스듬히 걸쳐 있네

헤어진 여자친구를 기다리는 이탈리아인은 이 시의 해석을 일본인에게 부탁하고 아래와 같은 답을 받는다.

낮에 아지랑이가 보여 집에 가려고 돌아봤더니,
달이 떠오르는 것이 보였다.

이 해석에 의해 이탈리아인은 매일 석양이 지는 언덕에서 달이 떠오르는 걸 지켜보며 추억을 와인을 마신다. 그런데 우리의 주인공은 이 시의 해석을 다르게 한다.

동쪽 들판에 서광이 비침에
돌아보니 서쪽 하늘로 달이 기울고 있구나

새벽 어스럼에 같은 장소에 나가 와인을 마시며 붉게 떠오르는 태양을 바라보며, 아직 지지 않은 달빛에 취한다. 3년 일찍 이 시간대에 나왔다면 그는 여자친구를 만날 수 있었을 지도 모른다.

이 시가, 그리고 이 와인이 우리에게 이야기하는 것은 뭔가를 성취했을 때, 그 빛에 가려 빛을 잃어가는, 그러나 우리가 어두운 시기를 보낼 때 힘이 되어주었던 사람을 떠올려 보라는 것이겠다.
밤길을 걸어야 할 때, 자기 스스로 빛을 내지도 못하는 그것에 우리가 얼마나 기대었던가 말이다.

어쨌든 우리가 너무 환한 상태에 있을 때는 그 빛에 가려 내 길을 안내하는 다른 희미한 것들은 묻혀진다. 다시 우리가 내리막길에 처하기 직전, 혹은 우리 인생의 서광이 비쳐 잊혀지기 직전의 짧은 순간에만 우리는 그 은은한 달빛을 살짝 떠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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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unarog
示衆/flaneur, p.m. 4:30 2009. 5. 12. 00:51
낮에 볼일 보러 나갔다가 한국식당에서 점심을 먹다.
들고 간 책을 보며 밥을 기다리는데, 눈은 계속 조그만 TV를 향하고 있다.
단막극인지 연속극인지 모르겠는데, (아마도 웨딩플레너에 관한 연속극일수도 있겠다.)
너무 허약한 사윗감과의 결혼을 반대하며 특전사 출신의 자기회사 부하직원을 딸의 남편감으로 미는 아빠 이야기가 나오고 있었다. 요즘도 이렇게 딸의 결혼에 반대하는 뼈대 굵은 집안이 있긴 한가 본데, 거의 전형적인 군인정신, 상명하복의 계급주의에 물든 아빠와 부하직원의 대화가 너무 친숙해서 낫설었다. 어떤 아이디어와 구도만 있고 그것을 채우는 살이 너무, 뭐랄까, 사람의 모습을 흉내낸 인형의 그것이지 사람 얼굴이 아닌 것 같은 그런 느낌이었다.

집까지 찾아와 무릎꿇고 사정하는 사윗감과 딸의 간청에 못이겨 체력으로 시합해서 삼판이승하면 딸을 주겠다고 대답한다. 시합은 윗몸일으키기, 100m달리기, 턱걸이이다. (뭐, 체력장도 아니고 마랴..)
윗몸일으키기는 간단하게 특전사가 100개를 먼저 하며 끝난다.
100m달리기는 앞서가던 특전사가 중간에 넘어졌는데, 사윗감이 지나쳐 가다가 되돌아와 일으켜 세워준다. 근데 특전사가 사윗감을 밀어제키고 달려나가 우승한다.
턱걸이는 특전사가 간단하게 10개만 하고 내려온다. 우승을 확신한 것이다. 사윗감은 젖먹던 힘 짜내어 11개를 한다.
2승1패. 우승.
그런데, 승자는 사윗감이다.
아버지가 페어플레이 정신을 내세우며 100m도 사윗감에게 손을 들어줬기 때문이다.

대충 어떤 구도를 정했는지 알겠고, 딸과 허약한 애인의 우승으로 가는 방향으로 끌고가려는 의도는 알겠는데, 너무 작위적이었다. 달리기를 하다가 넘어질 수도 있다. 자연스럽다. 살짝 넘어졌다고 다치지도 않는데, 사윗감이 다시 와서 일으켜 세워주고 어쩌고 하는 건 말이 안 된다.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따뜻한 인간미? 윤리적 가치를 내세운다고 작위성이 감춰지는 건 아니다. 이렇게 했다면 어땠을까?
100m 달리기를 하다가 중간에 특전사가 넘어지면서 지나쳐가던 사윗감의 발을 걸어 넘어뜨리고 일어서 달려가는 장면으로 바꾸면 어떨까?
어떤 상황에서만 드러나는 강자의 야비함을 슬쩍 보여주는 것이 윤리로 무장한 약자의 망설임을 보여주는 것보다 효과적이었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뭐, 어쨌든 별로 말이 안 되는 상황을 억지로 만든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밥이 나왔길래 책은 안 보고, TV로 눈을 주며 먹으면서 슬쩍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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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unarog
2009년 4월 17일.

전날 군공로 부두에서 공안에게 걸려 약식심문을 받았던 게 너무 분하기도 했고, 정말로 황포강변을 따라 거의 대부분이 통제구역인지가 궁금하기도 했다. 그래서 생각난 것이 상해 임시정부 90주년 기념 입항식이었다. 슬쩍 소식을 듣긴 했지만 해군이 입항식하는데 내가 가볼 짬냥이 되겠나 하고 신청해볼 생각조차 않았던 것. 복단대 유학생카페에 들어가 보니, "통제구역"이라서 미리 명단을 넘겨야 한다, 그래서 미리 신청을 받는다는 내용이 나와 있었다. 신청을 해놓지는 않았지만(새벽에 학부생 학생회장 깨워서 물어볼 수도 없잖은가!) 마침 날도 맑고 해서 무작정 나가봤다.

뜻밖에 이곳은 민항이 아니라 군항이었다. 지도에서 "양자(扬子)부두"라는 명칭을 찾지 못한 이유도 아마 그래서일 것 같다. 와이탄 북부의 홍구 지역, 즉 황포강과 소주하가 만나는 지점의 북쪽이다. 전략적으로 아주 훌륭한 입지이다. 예전에는 그보다 조금 남쪽에 청의 군대가 진주하고 있었다. 훗날 영국군도 전략적으로 그곳을 선택하고 조계로 만든 곳이다. 조계가 역사적 유물이 되면서 그쪽에 군항을 만들수는 없으니까 그보다 조금 위에 만든 것일 수도 있겠지만, 요즘 상황에서는 푸동이 마주보이고 와이탄도 조망할 수 있는 이곳이 실제로 전략적 요충지이기도 할 것 같다.

입구에서 해군들이 나를 막아섰지만, 한국 여성분이 신청하지 않아도 한국사람이면 된다면서 여권만 확인하고 들여보내 주었다. 10시 시작인데, 9시 50분에 들어갔다. 늦지 않았을까?

늦지 않았고 마침 배가 들어오는 중이었나 보다. 선착장 바깥에는 상해한국학교 초등학생들만 잔뜩 있고, 대학생은 하나도 없다. 학부생들 시험기간이었거나, 아니면 호텔에서 하는 임정기념식에나 가지 이런 땡볕에 야외는 싫었을 수도..? 하여튼 한국군함은 들어왔고 안쪽에서 꽹과리 치는 소리도 들리는데, 들어갈 수는 없다고 한다. 이름하여 "관계자"만 들여보냈다.


체험학습 나온 것으로 보이는 초등학생들이 반 별로 기다리고 있다. 상해한국학교 5~6학년 학생들이라고 한다. 배가 들어온 뒤 중국해군과 한국해군 사이에 간단한 환영식(혹은 점검) 같은 게 먼저 있었던 것 같다. 기자나 중국해군들이 다 빠져나온 뒤에야 입장할 수 있었다.

배가 다 들어온 뒤 해군 아저씨들이 기념행사 준비에 여력없다. 저 표지를 보고 들어온 배가 강감찬호인 줄 알았다. 말로만 듣던 강감찬호를 처음 본 것이다(라고 써 놓고 보니, 군함이라곤 본적이 없다. 예전 교관후배 따라 해사 들어갔을 때도 모형만 봤던가 그랬다..)


정말 오랫만에 국민의례라는 것을 해봤다. 물론 나는 사진기를 핑계로 이곳저곳 돌아다니면서 사람들 모습과 배, 강, 푸동, 와이탄을 찍고 다녔다.
012345

기념촬영 시간.

어쨌든 지금 상해의 상징은 동방명주이다. 동방명주를 배경으로 나오게 잡아봤다. 태극기와 동방명주의 부조화가 색다른 느낌을 줬지만, 썩 마음에 들게 사진이 나오지는 않았다.


기념행사가 끝난 뒤 (아마도 식당이 좁아서 그런 것 같은데) 반 별로 흩어져서 군함 곳곳을 구경했다. 먼저 식당으로 가는 반에 끼지 못해 쫄쫄 굶으면서 꽤 넓고 깊은 군함을 몇 군데 둘러본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함정 양쪽에 설치된 망원경인데, 해군들 안 보는 사이에 슬쩍 자리를 잡고 이리저리 맞춰 보니 뜨아, 이건 뭐 육안으로는 점처럼 보이는 와이탄의 관광객이 바로 눈앞에서 움직이고 있다. 푸동 쪽으로 돌려보면 강변 야외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노닥거리는 사람들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왔다. 하기야 망망대해를 항해하려면 당연히 이 정도 배율의 망원경은 있어야겠지.. 아무리 레이더가 발달하더라도 말이다.


원래는 군함만 둘러보고 그냥 나가려고 했는데, 중간에 배가 너무 고파져 우리반 친구들과 함께 해군식당으로 향했다. 얼마만에 먹어보는 짬밥인가. 식당은 꽤 깨끗하고 스카이까지 달려 있어 한국 테레비도 볼 수 있었다. 메뉴는 비빔밥, 빈 자리가 없어 헤매는데 어떤 꼬마 친구가 가방을 치워주며 앉으라고 했다. 한두 마디 이야기를 나누다가 그 친구들마저 먼저 가 버리고 나니 혼자서 밥을 먹게 되었다. 느리게 먹는 자의 비애이다. (이등병 때는 3분만에 쑤셔넣기도 했다. 내 인생 최악의 시절이었다..)

빈 자리에서 혼자 먹고 있으니 다른 해군 병사들이 하나둘 앉기 시작했다. 어색어색.. 어색함을 깨려고, 후배가 교관으로 있을 때 해사 가보니 교정이 정말 예쁘더라..부터 시작해서 한두마디 대화를 시작했다. 처음 밥을 먹을 때는 허기만 채우려 했는데, 비비다 보니 너무 많아 곤혹스러웠다. 그런데 먹다보니 이게 또 꽤.. 먹을 만한 수준 정도가 아니라, 맛.있.었.다!
그래서 자리를 뜨기 전, 해군장교에게 "육군 짬밥은 정말 먹기가 곤란한데, 역시 해군은 밥도 다르다. 정말 맛있었다!"라는 예의성 멘트를 날려줬다.


그렇지만 속으로는 내 처지를 한탄하고 있었다. 오죽했으면 내가 짬밥이 다 맛있겠는가?! 중국에서 내가 이렇게 험하게 살고 있단 말인가? 그런데, 나중에 이곳저곳 알아보니 해군 짬밥은 정말 맛있다고 한다. 역쉬 영국귀족의 전통을 이은 군대는 뭐가 달라도 다른 것! 암튼 해군식당에서 먹은 비빔밥은 정말 뜻밖의 감동이었다. *^^*
 
나서기 전 이 군항에서 찍을 수 있는 와이탄의 모습과 푸동의 전경을 몇 컷 찍고 강감찬호도 여러 각도에서 찍고 있는데. 갑자기 "밥을 같이 먹은 인연"을 앞세우며 친구들이 뛰어 들어왔다. 미안~ 광각 밖에 없어서 너희들 인물사진을 갑자기 찍을 수가 없었어용~~

이렇게 하여 사흘에 걸친 와이탄 이외의 황포강 보기, 혹은 항구 보기 프로젝트가 끝났다. 사실은 와이탄 지역만 본 것이나 다름 없다. 이제껏 볼 수 없었던 각도에서 푸동과 와이탄을 볼 수 있었다는 점 말고는 건진 게 별로 없는 셈이다. 그래도 새벽부터 일어나 아침의 와이탄을 거닐다가 점심때까지 군함에 있으면서 처음으로 4기가 메모리를 가득 채우고 카메라 밧데리가 방전될 때까지 사진을 찍었다.

정작 입항식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별로 담지 못했다. 행사 자체가 너무 관방 느낌이 나는 딱딱한 것이었기 때문이기도 하고. 어쨌든 영사관, 한인상회, 해군관계자 등이 아닌 일반인에게 어떤 의미를 부여하는 행사로 기획되지는 못한 것 같다. 그래도 해군 군함에 올랐던 것은 나름대로 색다른 경험이었다. 해군 병사들은 오랫만에 육지를 밟는 것이어선지 약간의 설렘을 느낄 수 있었다. 그들은 상해 어디를 돌아보고 갔을까?

Posted by lunarog
첫날의 항구 찾기, 혹은 황포강변 보기에 실패한 다음 날(4월 16일) 비슷한 시간에 다시 자전거를 타고 북쪽으로 달려보았다. 기필코 강을 보고야 말겠다는 오기 비슷한 게 생겼기 때문이다. 설마 강으로 통하는 길이 하나도 없으려고.

그런데, 정말 없었다.

어제와 달리 북쪽으로 가다가 옆(동쪽)으로 빠지는 큰길(쥔공루; 军工路)로 접어들었다. 역시 강이 가깝다는 건 느낄 수 있었고, 제법 큰 길로 화물차만 다니고 있었다.

01

사람도 거의 지나다니지 않고 자전거 길도 텅텅 비어 있다. 길에는 먼지만 가득하다.


가도가도 이런 길만 반복되길래 무턱대고 경비가 지키고 있는 입구로 들어가 봤다. 경비에게 들어가서 강을 좀 구경해도 되겠냐니까, 자기들 통로는 안 되고 왔던 길을 되돌아가면 들어갈 수 있는 입구가 있다고 했다. 반가운 마음에 되돌아가서 아까 지나쳐온 통로를 그냥 들어가 버렸다. 자동차 통로는 잠겨 있고 사람과 자전거만 다닐 수 있는 쪽문이 열려 있었는데 다행히 아무도 나를 잡지 않았던 것이다. 흠, 여기가 바로 통로로구나! 라고 생각하며 여유만만 강쪽으로 이동하며 사진도 몇 장 찍었다. 아래 사진은 색깔의 대비가 예뻐 이리저리 찍어봤는데 건진 건 없고 그냥 전체적인 모양만 기록으로 남겨둔다.

이 화물차 뒤로 강이 보이고 지나다니는 배가 보였다. 와~~ 드디어 한강변 같은, 혹은 와이탄에서 보던 그런 강변의 느낌을 받을 수 있겠구나. 그런 관광지는 아니면서 한적하게 산책을 할 수 있겠구나. 혹시 일하시는 분들이 있으면 말이라도 건네 봐야지~~ 라는 생각을 끝내기도 전에.

"어이, 거기 뭐해? 어떻게 들어왔어!!? 이쪽으로 와봐!!"

돌아보니 공안이 초소에서 걸어나와 나를 쳐다보며 손짓하고 있었다. 강 바로 앞이었다.
왠 공안? 갑자기 살짝 얼어서 어리버리 오라는 건지 빨리 나가라는 건지 헷갈렸다.

이쪽으로 와바. 누구냐?
어, 그게,.. 전 유학생인데요?
여기서 뭐하는데?
그냥 강 볼려구요.
집이 어디냐
근처에요. 산책 나왔어요.
신분증 꺼내봐. 여권 가져왔어? 학생증은?
산책 나왔다니깐요. 신분증 없어요.

나이도 나보다 어린 것 같던만, 존대어가 따로 없지만 왠지 그쪽은 하대하고 나는 공손하게 높임말을 하는 분위기였다. 조금 망설이는 것 같더니, 얘가 좀 어리버리한 것 같아보여 그냥 철없는 외국인이 어쩌다 왔나보다 하고 보내줬다. 그런데 입구에서 나가려니 이제 또 경비가 잡는 것이었다.

누구냐?
그게.. (우쒸, 아까 들어올 땐 잡지도 않던만!)
어디 갔다 온 거야?
아까 이쪽으로 들어와서 저쪽에 갔다가 저기 공안들이 보내줬어요. 나 가도 된다고 했거든요..?
신분증 보자. 들어온지 얼마나 된 거야?

똑같은 답변을 또 해야되는 난처한 상황에서 공안들이 차를 몰고 와서 설명하고 그냥 보내줬다.
지가 딴짓한다고 들어오는줄도 몰라놓고 말야. (심문 받는 느낌은 너무 싫어~)


즉, 지도로 표시된 강으로 통하는 길은 해운회사나 세관의 허가를 받은 화물차들만 통과가 가능했다. 곳곳에 위와 같은 금지표시, 행인도, 자전거도 승용차도 들어올 수 없다는 표시가 되어 있다.

왜 그럴까? 왜 한강처럼 강을 열어놓고 일반인의 휴식공간으로 제공하지 않는 걸까?
물이 더러워서? 그렇담 와이탄도 막아야지. 와이탄을 흐르는 물이 이쪽으로 빠져나가는 거니까.
가만히 강과 지형의 구조를 생각해 보니, 황해에서 장강을 거쳐 오송구 입구에서 황포강으로 접어들면 곧장 내륙으로 들어갈 수 있다. 황포강은 화물선과 여객선이 드나들 수 있는 큰 강이고, 와이탄 아래쪽에 여전히 큰 항구가 남아 있다. 즉 언제든지 마음만 먹으면 밀항과 밀무역이 가능한 것이다. 강변을 따라서는 허가받은 해운업체와 세관이 줄지어 있는 것이 어찌보면 당연하겠다.

확인차 인터넷으로 입체지도를 열어보니 역시 예상대로이다. 조깅코스 한강변은 어디 있다는 말인가!!! 
(각 이미지에서 빨간색으로 표시한 부분이 내가 공안에게 잡혀 심문받은 곳이다.)



기필코 허가받지 않으면 못 들어가는 곳을 들어가 볼 생각으로 그 다음날에는 임시정부90주년 기념 한국해군 입항식에 참여한다. 3일 연속 강변보기 프로젝트 되겠다. 위치는 소주하와 황포강이 만나는 곳, 위 지도에서 빨간색이 시작하는 와이탄 북쪽의 군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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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unarog
示衆/flaneur, p.m. 4:30 2009. 4. 23. 01:19
"중독"에 대한 글로 팬질하는 마눌에게 조언 아닌 조언을 했더니, 돌아오는 대답은
중국에서 열심히 공부하는 줄 알았더니 노다메나 보고 파일 다운이나 받고 있었냐능.. 질책!?
물론 약간의 농담이긴 한 것 같다만 많이 뜨끔해질 수밖에 없었다.
나는 너굴의 팬질을 비웃거나 야단친 적 없다. 그러다 말겠거니 했는데, 나의 커밍아웃의 대가는 가혹하기만 하다.. *^^*

약간 변명을 보태자면, 나의 중독은 너굴의 중독과 다르다는 점이다.
노다메를 보고 노다메 역을 맡은 이쁘고 귀여운 여배우를 쫓아다니거나, 치아키 역을 맡은 잘생긴 사내의 개인사를 뒤지는 게 아니라 클래식 명반을 모으고, 피아노 애창곡을 두세 배 늘였다는 점. 자랑은 아니지만 그 차이가 중요하지 않을까?

그건 비유하자면, 김연아의 수상을 보고 김연아라는 스타에 열광할 것인가, 아니면 피겨스케이트의 새로운 매력에 관심을 가지는가의 문제다. 만약 후자였다면 지금 한국의 이상한 김연아 현상도 일어나지 않았을 건데 말야. 그런 의미에서 김연아 뉴스를 챙기는 사람보다 아이스링크로 향하는 사람이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피겨라는 스포츠 자체가 좋아지면 쓸데없이 국가대항전으로 만들지 않고 마사오의 연기를 좋아해줄 수도 있지 않은가 말이다. 지금 상황에선 김연아가 인기에 녹아서 몸을 못 만들거나, 마사오가 절치부심하여 금메달을 따 버리면(김연아는 메달권에도 못 들면) 완죤히 잊혀져 버리지 않을까? 물론 김연아는 너무 이쁘고 맑다. 그런데 얼음같은 그 피부와 미소는 너무 따뜻한 곳에서 견디기 힘들 거란 말씀.

어쨌든 무엇에 중독되는가와 그 욕망을 어떻게 분출시키는가가 중요할 텐데.
생각해 보니, 한국 드라마들은 사랑놀음 말고면 별 게 없어 팬질이 가장 안전할 것 같기는 하다. 미사나 카인과아벨 보고 너굴이 삼각관계에나 빠지면 나는 어떻하겠는가?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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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unarog
示衆/明室 2009. 4. 22. 20:38


천재의 눈에는 항상 미가 보인다.
모든 순간은 그에게 충만하다.

하지만 창조할 줄 모르는 이들의 경우,
창조한다는 것은 천재의 '계시를 무기력하게 기다려야 하는' 일이다.
그 동안 인생에서는 생명력이 고갈되어버린다.
-- Carl Schors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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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unarog
示衆/flaneur, p.m. 4:30 2009. 4. 21. 01:19
요즘 우리 너굴은 소지섭에 빠져 늦은 나이에 팬질에 여념없다. 여고생도 아닌 주제에..

시작은 "영화는 영화다"이다. 그 후 한국의 훌륭한 인터넷 환경을 발판삼아 철지난 "미사"까지 밤잠 아껴가며 봐 버리더니, 요즘도 재미없다 아우성치면서 카인과 아벨을 끊지 못하고 있다. 소지섭 팬카페까지 가입해 모든 글을 읽고 동영상 순례까지 다니고 있다고 한다. 자기도 이제 재미없고 지겹고 중복되는 내용도 많아 그만 봐야지 하면서도 도저히 끊을 수 없다는 것. 나의 조언은 이독제독! 다른 더 재미난 드라마를 봐서 에너지를 다른 곳으로 돌리라고 했는데 쉬 안 되나 보다. 한국드라마들은 나름 재미있지만, 스토리 전개상 틈이 너무 많다. 장비도 좋고 시각적 이미지를 만드는 능력은 탁월하지만(그리고 거기에 많은 제작비를 투여하는 것 같지만) 이야기를 잘 못 만든다. 빤하고 구멍이 많다. 무엇보다 느리고 긴박감이 없다. 어떤 중요한 장면들은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슬쩍 넘겨야 정말 두고두고 생각이 나는 법인데, 우리고 또 우려먹는다. 스토리 작가에게 투자하지 않아서 그런 것 같다. 작가파업으로 드라마 제작이 중단되는 미국이야기는 정말이지 별나라 외계인들 이야기다. 미드 찬양할 입장도 아니고, 본 것도 얼마 안 되지만 미드는 볼때마다 혀를 내두르게 한다. 물론 사람 사는 이야기 뭐 별 게 있겠냐만은, 한편 한편 이야기를 구성하는 그들의 능력을 보고 있으면 정말 촘촘하다는 걸 새삼 느끼게 한다. 드라마는 작은 아이디어나 주제가 아니라 하나의 세계를 보여준다. 특히 미드처럼 시리즈로 이어지는 드라마들은 그 속에 작은 세계, 작은 우주를 구성한다. 정말 별나라 이야기인 배틀스타 갤럭티카 같은 SF물도 그렇고, 그레이 아나토미 같은 제한된 공간에서의 이야기도 마찬가지다. 스타워즈 같은 영화나 시리즈 드라마들, 서유기, 수호전, 홍루몽 같은 중국 장회소설들은 이렇게 끊어지며 이어지는 이야기의 조합을 통해 자기 세계를 만들고 있다.(언제고 이들을 모두 엮은 내 이야기를 만들 수 있다면!) 그야말로 나는 우주여행도 해보고, 의사도 되어보고, 대관원에서 시도 지어보는 것이다..

아, 하려던 이야기는 그게 아니고. 중독이었지.. ^^;;
쓸데없이 버리는 시간이고 재미도 없어져 그만하고 싶은데 그만둘 수 없는 애처러운 상황.
나에겐 그런 게 없었을까? 통화할 때는 별 적당한 게 생각이 안 났는데 생각해 보니 많다.
담배 같은 경우 언제든 끊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가 이제 끊으려면 상당한 각오가 필요한 단계로 넘어왔는데, 그건 지금 재미가 없거나 끊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경우가 아니다. 술도 습관적으로 마시는 건 아니고.

사실 가장 중독성이 강한 건 운동인데, 이제 근육도 풀렸고 그 바닥을 떠난지 오랜지라 그건 패스하고..

비교적 최근의 예를 생각해 보면, <신의 물방울>을 보고 와인에 빠졌던 경우다.
그 전에도 와인 홀짝이길 싫어한 건 아니지만 마실 기회도 많지 않았고 뭘 알고 마신 건 아니었다. <신의 물방울>도 이야기 구조는 간단하다. 그런데 내가 독특하게 생각한 점은 주인공이 와인을 마시는 순간 펼쳐지는 풍경이었다. 어릴 때부터 미각과 후각 훈련을 와인평론가 아버지로부터 받아왔지만 와인은 한방울도 마셔보지 못한 주인공과 그 아버지에게 아무런 사랑도 받지 못했지만 피나는 노력으로 세상의 모든 와인을 섭렵한 와인평론가 이복형제의 대결구도인데. 이들이 와인을 마시면 갑자기 호수도 나타나고, 그 호수 한켠에 여인도 나타나고, 중세의 성에도 다녀오고, 눈 덮힌 산위에도 올라가 있다. 어떤 감각의 절정? 그런데 와인 찾기는 기억 찾기와 연결된다. 끊어진 아버지와의 기억, 그리고 각자의 어머니와의 기억들. 그것은 그냥 억지로 떠올리려고 해서 생각나거나, 돌머리라서 기억 못하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와인이라는 매개를 통해야만 찾아지는, 와인이라는 물질성을 통과해야만 상기되는 기억들이다. 신의 물방울 12사제는 그래서 최고의 와인이기도 하지만, 그들이 태어나기 전 아버지 어머니에서부터 그들의 성장, 그리고 그들이 제대로 보지 못한 이해받고 싶어하는 아버지의 모습이기도 하다. 최근 편은 못봤으니 어찌 되어가고 있는지 모르겠다.

이런 부분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서 가져온 것이리라. 축축한 추운 날 외출하고 돌아왔더니 따뜻한 홍차에 마들렌을 내어온다. 별로 땡기지는 않았지만 마들렌을 홍차에 적셔 한입 먹어본다. 아, 뭐지? 마르셀은 홍차와 마들렌의 조합에서 봉인된 무엇을 느끼지만 그게 무엇인지 떠올릴 수 없다. 다시 한잎 베어물고 그게 무엇인지 찾기 위해 그 느낌에 집중해 본다. 그 맛의 뿌리를 더듬어가자 기억의 봉인이 풀리며, 어릴 적 고모네 집에서의 장면이 "상기"된다. 그 기억은 머리속 어딘가에 자리하고 있었겠지만 억지로 떠올리려 한다고 해서 떠올려질 수 있는 게 아니다. 오히려 기억은 머리속이 아니라 그 물건에 들어있다고 할수도 있다. 그렇다고 그 물건을 만졌다고 갑자기 딱 상기되는 것도 아니다. 그 물질에 새겨진 기억을 자신의 모든 감각을 동원하여 찾아가야만 되찾을 수 있는 그런 것이다. 이렇게 프루스트의 <시간>은 특정한 물질, 장소에서 되찾아낸 지나간 기억의 시간에 대한 이야기일 것이다. <신의 물방울>에서 그 매개는 와인인 셈이다.

와인? 그냥 맛있기만 한걸? 아무리 마셔봐도 내 눈앞에는 꽃밭도 펼쳐지지 않고, 호숫가에서 다소곳이 목욕하는 그녀도 나타나지 않아. 아무래도 난 감각이 떨어지는 게 아닐까? (퍽!!)

불행인지 다행인지, 와인에 미치기 위해서는 돈이 조금 많이 필요하다. 아직도 나는 2-3만원대 와인이면 정말 훌륭하다고 생각하고, 그 가격대에서 살 수 있는 맛있는 와인이 많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그조차 종류별로, 원산지별로 다 마셔보려면 꽤 많은 돈이 들어간다. 맥주 한잔 하고 속 푸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것이다. 그래서 나도 한때 와인에 미칠 뻔 했지만, 애달픈 속을 추스르며, <신의 물방울>만 꼭꼭 챙겨보며 그냥 잊기로 했다. 그래도 아직도 가끔 코스트코 와인 진열대에서 기웃거리다가 너굴에게 쥐어박히는 일이 다반사다. 보는 것 가지고 너무 뭐라 그러지 말라구...

조금 다르지만, 음악 쪽 만화로는 <피아노의 숲>이 비슷하다. 카이의 연주는 사람들에게 피아노의 숲을 시각적으로 연상시키고, 숲의 바람을 촉각적으로 느끼게 한다. 아직 연주하는 곡이 매개가 되어 각각의 곡마다 다른 연상을 불러일으키는 장면은 못 본 것 같다. 카이는 사람들을 자신의 숲으로 인도할 뿐이다.  (음악을 들을 때도 마찬가지로 나는 아무런 이미지나 감각이 떠오르지 않는다. 그냥 듣기에 즐거울 뿐이다.. ㅡㅡ;;)

그렇담 이제 <노다메 칸타빌레>로 넘어갈 차례다.
일본 드라마는 거의 본 게 없다. 그 유명한 <하얀 거탑>의 바람이 몰아칠 때도 그닥 땡기지 않아 한국, 대만, 일본의 거탑 전부를 안 봤다. 노다메도 별로 볼 마음이 없었는데, 밥먹다가 룸메가 틀길래 슬쩍 봤는데 . . 화~ 바로 뻑 가 버렸다. 다행히 일드는 짧다. 미드처럼 시리즈 10까지 가고 그런 일도 없다. 노다메가 시즌 3,4로 가지 않는 게 다행이고 불행이다.

클래식은 이전까지 기껏 들어봐야 리히터의 피아노곡 몇 개, 애너 빌스마의 첼로곡 몇 개 등등만 옆에 두고 가끔 들을 뿐이었다. 그런데 노다메의 유쾌함에 빠져, 거기에 등장하는 곡들을 시작으로 온갖 클래식 음반을 뒤지고 다녔다.
다행히 중국 e-mule에는 온갖 명반이 굴러다니고 있었고, 불행히도 인터넷 속도는 너무나도 느렸다. ape나 flac 같은 무손실 음반을 받는 데 며칠, 몇 주가 걸렸고, 고클래식 같은 곳에서 돈 내고 다운받아도 속이 터진다. (한국에서는 몇 분에 끝날 일이다.) 그렇다고 그 정도를 못 참겠는가? ^^;;
노다메는 떠났지만 명반은 내 하드에 남았다. 재즈까지 합치면 100기가 가까운 음악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고, 따로 이동하드에 보관중인 압축도 안 풀린 놈들까지 합치면, 글쎄 아직 듣지 못한 놈들이 너무 많은 셈. 물론 이조차 정말 몇년에 걸쳐 수집하고 들어온 사람(모씨는 테라 단위라고 한다)에 비하면 새발의 피겠다! 하지만 나에게는 차고도 넘친다. 음반 수집의 단계를 넘어 클래식에 대한 모든 것으로 넘어갔다면 나의 중독은 꽤 심각해졌을 것이다. 내가 듣는 음악을 그냥 느낌이 아닌 분명한 느낌, 지식으로 알고 싶어 책을 뒤지기도 했는데 적당한 책이 발견되지 않았다. 딱 100기가 수집에서 멈췄기에 망정이지. 나는 아직도 내가 듣는 음반을 부르는 법을 모른다. 그냥 리히터의 바흐 무슨 곡, 그 정도다. (소나타 몇번 몇단조 이런 거 몰라!) 그리고 여기서 만족한다. 다행히도 다른 사람과 누구의 무슨 곡이 좋네, 뭐가 명반이네 하는 이야기를 할 기회가 없다.

중독되고 빠질수록, 높이 올라갈수록 아주 작은 차이에 민감해진다. 그 작은 차이를 위해서라면 어떤 수고와 비용을 감수할 수도 있게 된다. 그런데 그 작은 차이에 연연할 정도로 지금 나에게 그것이 필요한가? 중독되었을 때 가장 필요한 질문이 이것인 것 같다.(그런데 문제는 이런 질문을 던질 수 있다면 중독된 상태가 아니라는 점이다.) 오디오, 자전거, 카메라 등등에 빠진 사람들은 아주 미세한 음의 차이, 페달을 밟을 때의 작은 느낌, 빛을 잡아내고 색깔을 고정시키는 특정 장비의 힘에 연연해 한다. 높이 올라갈수록 그 차이는 굉장히 중요해진다. 그런데 장비만 갖춘다고 높이 올라가지는 건 또 아니라는 게 함정이다. 비싼 와인이 우아함을 보증할 수 없듯이, 고급장비가 감각을 끌어올려 주는 건 아니다. 아, 물론 원액을 희석한 3000원짜리 마주앙(요즘도 있나?) 먹으면서 와인을 논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만. 격식있는 자리에서 기백만원짜리 와인을 마시는 불편함을 감수하느니, 편한 친구들과 할인마트 와인을 마시면서 그 맛과 분위기를 음미할 줄 아는 정신. 헝그리와는 상관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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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unarog
示衆/明室 2009. 4. 20. 00:30
흐르는 비츤 잡히지 않는다.
내가 바라본 것은 창밖이 아니라 창이었고, 빗방울이 아니라 흐름이 만들어낸 유리의 결이었다.
나는 내가 본 것의 느낌을 표현할 수 없다. 보지 못한 것이다



우리 시대의 본성은 다양성과 결단력 결여이다.
그것이 의지할 수 있는 곳은 '미끄러짐' 뿐이다.
다른 세대가 확고한 것으로 믿었던 것이 실상은 '미끄러지는 것'임을 알고 있다.
아르투어 슈니츨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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