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은 빨강

'示衆'에 해당되는 글 99건

  1. 2010.07.28 시골 화장실 2
  2. 2010.07.10 꽃피는 고향 강가에서 5
  3. 2010.04.17 4
  4. 2010.04.15 집앞 풍경 6
  5. 2010.01.31 휴식 10
  6. 2010.01.28 색감 테스트 2
  7. 2010.01.24 구겨진 필름 8
  8. 2010.01.22 p.m. 05:23 6
  9. 2010.01.22 퇴근시간
  10. 2010.01.20 중국, 야만의 풍경 6
示衆/明室 2010. 7. 28.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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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unarog
示衆/flaneur, p.m. 4:30 2010. 7. 10. 08:41

오랫만에 시골에 갔더니 텃밭처럼 꾸민 화단에 꽃이 피어 있네요. 낡고 볼품 없는 시골집이지만 마당이 넓어서 좋아요.

 

 

 

 

오토바이를 타고 강쪽으로 나갔더니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져 있네요.

 



낙동강 달성보 일부 공사중단 - 한겨레, 2010.06.27.

임금체불, 4대강 낙단보 공사 중단  - 미디어오늘

제가 사진을 찍을 때는 강 건너편 포크레인은 움직이고 있었지만, 동네 사람들 이야기로는 덤프 트럭 기사 등에게 임금을 제때 주지 않아서 파업 중이라고 하더군요. 시끄러운 소리가 나지 않아서 살 만하다고...


뒤돌아서 동네 쪽으로 봐도 가관입니다. 동네와 둑 사이에 있던 논도 강바닥에서 긁어낸 준설토로 뒤덮혔네요. 사람 키보다 높게 쌓여 있어요.

오토바이 기름이 얼마 없는 걸 확인도 안 하고 타고 나와서 중간에 멈춰버렸어요. 엥꼬가 난 거죠.

동네 안쪽 토지에 쌓인 준설토를 보려면 사진 오른쪽의 산길에서 내려오면서 사진을 찍었어야 전모를 확인할 수 있는데요, 굉장히 기가 막히게 훌륭한 시각적 충격을 선사합니다. 아쉽게도 멈춰버린 오토바이 때문에 구석구석 돌아다닐 수 없게 되었어요.


 

 

 


엥꼬 난 오토바이를 끌고서 터덜터덜 동네 안쪽으로 들어옵니다. 이쪽 토지도 저기 보이는 비닐하우스를 경계로 모두 준설토로 뒤덮힐 예정이랍니다.

원래 강보다 동네 쪽이 더 낮았는데 고맙게도 높혀준다는 말이죠. 불행히도 우리 하우스는 그런 혜택에서 빗겨났습니다.



아무튼 이로써 이 동네에 농사를 지을 수 있는 땅은 거의 없어졌습니다.

아래 윗 논으로 나뉘어진 비닐하우스를 포함해 동네 안쪽까지 준설토 적치장으로 포함시키려고 도장 받으러 다닌다길래 절대로 찍어주지 말라고 당부했습니다.

경계에 포함된 땅들이 벌써 먹혀든 후였죠. 동네 사람들 생각은 대충 이랬던 것 같습니다.


1. 도장 안 찍어줘도 소용없다. 결국은 자기들 하고싶은 대로 할 것이다.

2. 농사 지어봐야 한해 소득이 얼마 되지도 않는데 보상금 받는 게 더 나을 수도 있다.


정부나 힘센 사람들이 하고 싶은 일을 할 때 한번도 이들의 의견을 묻지 않았으니 의견이란 게 있을 수도 없죠. 대부분 쉽게 동의를 해 줬고 어머님도 내심 바랬던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마찰이 전혀 없었던 건 아니에요. 예정날짜보다 빨리 준설토를 때려 붓는 바람에 감자를 심자마자 포기해야 됐던 친구어머님은 굉장히 억울해 하셨죠.

원래 날짜대로라면 감자 정도는 캐먹을 수 있겠다 싶었는데, 심은 공이 무색하게 모래로 뒤덮어 버렸으니 말이죠.

 

사진은 우에 논의 비닐하우스입니다. 그 속에는 오이가 크고 있죠.

아래 논 비닐하우스와의 사이에 있는 소작을 붙혀먹는 땅에는 마늘이 심어져 있습니다. 어머님 생신에 다 같이 내려가 마늘을 뽑고 왔습니다.

비가 왔으니 지금쯤이면 모내기도 끝났겠군요.


이리저리 강바닥을 헤집어 놓은 터라 가장 걱정되는 건 홍수 피해가 될 것 같아요.

강바닥 긁어낸 4대강 준설토, 본격 장마에 위험 주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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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unarog
示衆/flaneur, p.m. 4:30 2010. 4. 17. 19:53

출처가 기억나지 않는, 그래서 부정확한 정보일 수도 있는 글에서 읽은 "색"에 관한 정의를 떠올려 본다. 내 식으로 정리해 보면 색이란 '그것이 아닌 것'이다. 모든 사물은 태양빛이 전해오는 색의 스펙트럼 중 대부분을 흡수하고 그 중 일부만 반사시키는데, 그렇게 흡수하지 않고 반사시킨 색깔이 우리 눈에 들어온다. 가을의 단풍도 빨갛게 노랗게 물드는 것이 아니라, 더 이상 생장이 필요하지 않은 나무가 엽록소 즉 녹색을 흡수해 버려서 우리 눈에 그렇게 보이는 것이다. 우리는 어쩌면 빨간 단풍을 보고, 빨강이 아닌 모든 색으로 그것을 정의해야 하는 건지도 모른다. 그러나 드러난 것을 통해 감추어진 것들을 항상 떠올리는 건 너무 구차하다. 저기 봐, 노랑 아닌 모든 색깔인 개나리가 얼마나 이쁘니? 저기엔 분홍 아닌 모든 빛깔의 벚꽃도 피어 있네? ^^;; 번잡함을 피하기 위해 우리는 편의상 그것이 아닌 것으로 그를 부르기로 하자. 이름이 전달하지 못하는 것을 염두에 둔다면, 인간의 언어는 방편으로 꽤나 훌륭하니까.


모든 것을 흡수해 버리는 검정색, 모든 것을 반사시켜 버리는 하얀색, 그리고 그 사이에 펼쳐져 있는 가지가지 색깔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색은 현(玄)이란 이름을 가지고 있다. 동이 트기 직전, 완전히 컴컴하지도 않고, 채 푸릇푸릇하지도 않을 때의 하늘색, 깊이를 알 수 없는 그 투명하기까지 한 어둠을 옛 사람들은 태고의 빛, 원래의 하늘 색깔로 믿었다. 물론 나는 그 색깔을 살아오면서 몇 번 보지 못했다. 뭐, 매일 봐야 좋은 건 아니니까. 그래도 항상 되새기는 방법은 있다. 가끔 쓰는 怡玄이란 이름은 그래서 나오게 된다. 물론 이현이란 '이름'이 표방하듯 나에겐 깊은 투명함이 없다.


머리색이 아직 검을 때는 앞이 보이 않는다고 투덜되지 말 것. 가능하면 모든 것을, 그러니까 미래에 대한 불안까지도 자기 것으로 흡수하고 온양醖釀시킬 것. 머리가 희끗해질 때는 최소한의 생계를 위해서 어쩔 수 없다는 듯이 자기 색깔을 슬쩍 드러낼 것. 어느 날인가 내 머리가 하얗게 되었을 때, 내 몸이 좁다는 듯이 그것들이 터져나가 나를 텅 빈 공간으로 남겨버리는 폭발이 일어나길 기다리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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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unarog
示衆/明室 2010. 4. 15. 08:32
4월14일. 며칠째 흐리고 비가 내리다, 급기야 우박이 우두둑 쏟아졌다.
내륙에서 또 지진 소식이 들렸다. 땅과 하늘은 연결되어 있다.

최근에야 정리가 끝난 새로 이사한 집에서 새벽에 남쪽으로,

그리고 동쪽으로 바라본다. 구름이 움직이고 있다.


비교적 깨끗한 단지 사이에 낀 낡은 저층이라 옆집 컴퓨터 켜지는 소리, 앞집 핸드폰 벨 소리, 새벽에 옆집 노인네들이 일어나 뭔가 이야기하는 소리까지 들릴 정도다. 음악 틀어놓을 생각은 포기. 대신 바깥에서 화물차의 진동이 아닌 새소리가 들린다. 굉장히 신기한 것은 이렇게 방음이 안 되는 공간인데 보름 넘게 살면서 시끄럽다는 생각이 전혀 안 든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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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unarog
示衆/明室 2010. 1. 31. 21:21

잠깐 쉽니다. 한국에서 오신 동료들과 샤먼으로 떠납니다.
샤먼의 옛 흔적들을 더듬으며, 많이 비워두고 와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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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unarog
示衆/明室 2010. 1. 28. 00:00
http://www.xrite.com/custom_page.aspx?PageID=77

색감 테스트라는 게 있어서 한번 해 봤다. 결과는..
얼마나 정확한 건지는 모르겠는데, 최고점인 0점 맞는 사람도 많나 보네?


틀리는 색에서 계속 틀리는 것 같다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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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unarog
示衆/明室 2010. 1. 24. 19:01
내가 사는 지우팅은 상하이의 일부이면서 변두리 읍내 분위기가 난다. 한편 정겹기도 하고 한편으론 혼란스럽고 불편한 점이 없지 않다. 필름으로도 가끔 사진을 찍는데, 연습삼아 하는 거라서 비싼 필름은 못 쓰고 유통기한이 지난 거나 싸구려로 유통되는 것을 쓰고 있다. (지난 번에 산 코닥 프로이미지는 "아프리카에서만 판매해야 한다"는 문구가 박혀 있었으며, 1000원 이하. ^^) 그래서인지 실력이 안 좋아서인지 화질이 별루다.

내 실력이 별루인 것과 별도로 지우팅 사진관의 서비스도 별로였다. 현상 후 스캔해 달라고 했는데, 맡길 때는 별말 없더니 스캔은 자기들이 못한다며 현상한 필름만 줬다. 집에 가져와 보니, 한 통은 다른 사람 것과 바꿔치기되어 있고, 또 한통은 구겨지고 찢어져 있다. 다시 가서 따졌더니 구겨져도 인화는 잘 된다며 스캔을 떠 줬다. (원래 자체현상을 하는 게 아니라 다른 곳에 맡겼던 모양인데,. 그렇담 처음부터 그쪽 업체에 "스캔"을 해달라고 말했으면 되잖아?) 암튼. 문제 없기는 개뿔.

(좌: 지금 사는 단지의 농구장. 우: 옛날 살던 단지의 집앞 벤치)

예전 살던 학교 근처 아파트 단지. 신년에 후배가 떡국 해준다고 해서 오랫만에 "옛집"을 찾았다.
제일 뒷쪽 건물에 후배'들'이 살고, 그 앞 동에 내가 살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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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unarog
示衆/明室 2010. 1. 22. 00:59

자전거를 세워두고 엘리베이터를 타려는데, 복도 너머로 건너편이 눈에 들어왔다.
낮의 빛이 사라져가고 밤의 빛은 아직 나오기 전이다.
잠깐 바라보다 그냥 10층까지 걸어 올라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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示衆/明室 2010. 1. 22. 00:14

또다시. 요금고지서도 보내주지 않고 전화요금을 내지 않는다고 독촉전화가 왔다. 전화는 상관없지만 어그적거리다간 또 인터넷이 끊어질 지도 모르기 때문에 오후에 전신국에 요금을 내러 갔다. 서두른다고 했지만 뭉기적거리다가 전신국 문이 닫혀 요금은 내지 못했다. 오후 4시30분에 문을 닫다니.

나온 김에 자전거로 시내 외곽으로 나가 본다. 지우팅(九亭)은 시내라고 해봐야 읍내 수준이기 때문에 번화가에서 살짝만 나가도 별장촌, 공장지대, 옛 강남의 집들, 뒷골목, 시골의 풍경 등등을 모두 볼 수 있다. 진작에 곳곳을 다니면서 사진을 좀 찍어두고 싶었는데, 한동안은 사진기를 챙기지 않고 자전거로 운동삼아 이곳저곳 다녀보기만 했다.

큰길 너머에는 제법 큰 운하가 있는데, 장식용 비슷하게 된 다른 운하와는 다르게 여전히 배들이 제법 다닌다. 마침 퇴근시간이라 여기도 교통정리가 필요할 정도였다. 자동차 운행이 금지된 낡은 콘크리트 다리 위에서 한참을 바라보고 서 있었다.

예전에 상하이에 대해 쓰면서, 운하를 메우고 그 위에 생겨난 잘 구획된 도로를 이 도시의 근대적 변환의 한 상징으로 설명한 적이 있다. 강남 지역의 옛 지도를 보면 육상도로 표시는 거의 없고 구불구불 운하만 커다랗게 그려 놓았다.(실제로 도로가 없었던 게 아니다. 지도는 이용자들의 필요에 따라 중요하게 생각되는 것만 표시할 뿐.) 성곽 안으로도 운하가 사방팔방으로 연결되어 있으며, 지상으로 나 있는 성문 옆에는 선박운행을 통제하는 갑문이 따로 있었다. 구불구불 당나귀의 길은 사라졌고, 곧게 뻗은 인간(=기계)의 길로의 구획은 성공하여 우리는 자신의 목표를 향해 최단거리를 질주해야 한다. (그것을 아주 잘했다고 어스대던 어떤 인간이 운하를 다시 인간의 길로 만들려고 하고 있다.)


빛이 사라져가는 5시 어름이었다. 적당히 가려질 건 가려지는 시간이다. 이곳의 배들은 왜 항상 모래를 주로 실어 나르는지 모르겠다. 강아지 한 마리가 모래밭에서 뛰어놀고 있다. 제 몸에 비해 넓은 놀이터지만 어떤 당혹감 같은 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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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unarog
示衆/조리돌림 2010. 1. 20. 03:13
저녁을 먹었음에도 출출해져 잠시 고민하다 운동삼아 자전거로 조금 멀리 밤참을 먹으러 가기로 결심.
택시로 15-20분(기다리고, 길이 막히는 등), mtb로 25분 거리인데 조금 불편해도 아무렇게나 세워둘 수 있는 일반자전거를 타고 갔다. 어차피 운동 삼아 갈 생각이었으니 조금 힘들어도 달려볼 생각이었다. 사오십 분 정도를 예상했는데 결과는 30분. 이거 뭐, 비까번쩍 mtb랑 별 차이도 안 나는구먼. 밤이라서 도로가 한적했기 때문일 터.

나설 때부터 공기가 무거운 게 비가 올 것 같던만 역시 보슬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맛있게 설렁탕 한 그릇 먹고 나오는데 자전거가 살폿이 젖어 있었다. 우비를 사 입을 정도는 아닌 것 같아 그냥 되돌아왔다. 촉촉한 아스팔트 길.

사거리에 사람들이 몰려 있다.

그 시간에 사람들이, 구경꾼이 몰려 있으면 그건 사고가 났다는 뜻이다.

나는 다행인지 어쩐지 지금껏 살아오면서 사고를 당한 적도 없었고, 사고현장을 목격한 적도 없었다. 운전을 하면서도 아슬했던 몇 번이 있었지만 사고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작은 사고의 경험도 없기 때문에 사고가 났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모른다. 아마도 알고 있는 사고대처요령도 당황해서 머리가 하야지지 않을까 싶다.

전기자전거가 나뒹굴고 있고, 승용차 유리도 깨어져 있다. 아스팔트에 한 사람이 누워 있는데, 움직이지 않고 있다. 그냥 지나가려다가 멈췄다. 손을 조금씩 움직이고 있었다.

겨울이고, 비가 오고 있고, 피를 흘리고 있는데, 경찰이고 구경꾼이고 아무도 그를 일으키거나 구급차로 옮기지 않는다. 그 추운 아스팔트 바닥에서 경련을 일으키고 있는데 말이다.

경찰은 느긋하게 사고경위를 따지며 사고차량과 피해지점을 오가고 있다.

지금 이 순간에 가장 중요한 게 뭔가? 저기 누워 있는 저 사람을 일으켜 세우는 것 말고 뭐가 더 중요한 게 있단 말인가.. 현장을 보존하고 책임소재 따지는 게 그렇게 중요할까. 사고 후 그 몇 분 때문에 사람 목숨이 오가는데,.

상해시 도로교통사고 처리에 관한 몇 가지 규정(上海市道路交通事故处理若干规定)

제11조 (교통사고 책임의 추정)
교통사고 당사자가 위치를 표시하지 않고 교통사고 현장의 차량이나 물품을 이동시켜 교통사고의 책임을 확정할 수 없을 경우 교통사고의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
第十一条 (交通事故责任的推定)
     交通事故当事人未标明位置而移动交通事故现场的车辆或者物品,致使交通事故责任无法认定的,应当负交通事故全部责任。

중국에서 사고가 나면 무조건 공안에게 신고하고 공안(경찰)이 올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구급차가 먼저 오는 경우에도 공안이 오지 않으면 이동할 수가 없다고 한다. 한 사람의 목숨보다 누가 잘못했는지 따지는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일전에도 레미콘 차량이 승용차를 덥쳐 아버지는 즉사하고 다리가 절단된 아들은 피를 흘리며 울부짖고 있었다고 한다. 퇴근시간이라 경찰이 도착하는 데 2시간이 걸린 것. 살지 못했다. 작년에 교회에서 귀가하던 한국인 아주머니들도 이런 규정 때문에 한 분도 못 살았다. 바로 병원으로 데려가 수혈이라도 했다면 한둘은 살릴 수 있는 경우였는데 말이다.

찾아본 교통사고 관련 규정에는 책임규명과 현장보존, 보상에 관한 사항들만 있을 뿐이다. 법규와 돈은 있는데 사람이 빠져 있다.

일단 사람은 살리고 봐야 할 것 아니냐.

우울하고 답답하고 화가 났다.

내일 그 자리에 누워 있을 사람이 당신이 될 수도, 내가 될 수도 있다는 걸 피부로 느끼지 못하는 걸까? 사람 목숨을 너무 우습게 여기는, 사람 귀한 줄 모르는 이들의 태도에 "야만"이라는 단어밖에 떠오르지 않았다.

지금보다 경제적으로 더 살만해져 2020년에는 세계 최고의 부국이 되어 있어도 당신들이 그렇게 바라는 세계 최고가 될 리는 없다는 점, 확신으로 다가옵니다.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교통사고를 처리하는 당신들의 방식에 사람은 빠져 있고 효율만 있다는 것, 땅밑에서 신음이 들리는데 그냥 말 그대로 덮어버리는 식으로 지진현장을 효율적으로 처리한 당신들, 탱크로 천안문의 시민들을 밟아버리는 식으로 생각을 막아버렸던 당신들. 그것을 실행하는 게 사악한 그들이 아니라 일상을 살아가는 보통사람들 모두의 동의에 의해서라는 것.

한국과 중국은 비행기로 2시간 정도 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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