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은 빨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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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6.13 파티의 삼요소 12
  2. 2009.06.06 기습폭우 6
  3. 2009.05.28 포획 7
  4. 2009.05.27 상하이의 바다 - 三甲港 5
  5. 2009.05.16 새치기 3
  6. 2009.05.13 낙타 2
  7. 2009.04.22 인생의 아침 1
  8. 2009.04.20 빗방울, 빛방울 1
  9. 2009.04.19 구도 연습 1
  10. 2009.03.05 둘로 이뤄진 세상 2
示衆/明室 2009. 6. 13. 02:44



커피, 담배, 그리고 맥주
최소 인원  셋
안주가 떨어져도 씹을 것은 무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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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unarog
示衆/明室 2009. 6. 6. 00:00
점심 먹고 잠시 쉬고 있는데 하늘이 심상찮다.
쨍쨍 맑다가도 먹구름 한방에 세상은 밤으로 바뀐다.
잠시 후 번개, 천둥, 폭우, 우박.. 하여튼 하늘에서 떨어질 수 있는 모든 게 쏟아부어졌다.
4~5시의 하늘이 7시 저녁 어스럼보다 더 컴컴했을 정도로 구름은 무거웠다.

내가 쳐다볼 때의 하늘색과 가장 비슷하게 나온 사진이 아래와 같다.(3시쯤 찍었나 보다.)

나는 비가 내리려는 즈음, 아직 빛이 있을 때나 사진 몇 장 찍고 말았는데, 번개를 잡으려고 200장을 찍어 한 장 건진 이도 있다. 빛이 좀 다른데, 카메라의 차이와 함께 후보정이 되었던 것 같다.
암튼 상해의 여름은 무섭다.

fshanghai, by dune
이 사진은 fshanghai.net"듄"이 찍은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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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unarog
示衆/明室 2009. 5. 28. 23:25

이 사진을 보고 무슨 장면이 떠오르시는지?
자전거를 타고 가다가
운하를 가로질러 설치된 그물을 평소에는 바닥까지 가라앉게 뒀다가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기중기로 그물을 끌어올려
데굴데굴 그물 중간으로 모인 고기를 싸그리 주워담는 방식으로 물고기를 포획하는 장면을 만났다.
하도 어이가 없어 이것은 또 무슨 대륙 시리즈인가 싶은 느낌만.

말이 필요없으니 몇 장면 더 보는 게 좋겠다.



잠깐 든 생각.
저 그물 밑에 깔리면 어떡하나?


하루 일을 마치고 귀환하는 어부(?)
결코 평화롭지만은 않은 풍경이다.
물론 이 또한 그들만의 삶의 방식이다. 외부인이 함부로 말할 수 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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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unarog
示衆/明室 2009. 5. 27. 19:14

몸도 무겁고 가슴도 먹먹하다

집에서 하루종일 인터넷 앞에서 봤던 뉴스만 계속 뒤지고 있을 것 같아 자전거를 타고 나간다

좀 무리해서 바다까지 가 버렸다

 

저녁시간 동쪽 바다(황해)는 갯벌을 드러내고 있다

발을 걷어붙이고 갯벌에 뛰어들어 뭔가를 잡고 있는 풍경은 익숙하다

한국과 다른 점은 주변에 횟집이 전혀 없다는 점.

 

자전거를 세워두고 한동안 같은 자리에 앉아 동쪽만 바라보고 있었다

몸은 피곤하지만 머리는 조금 맑아졌다

멀리 화물선과 비행기들이 간간히 지나다닌다.

짠내가 나지 않아 조금도 바다 같지 않았지만, 시각적인 정보는 바다임을 환기시키고 있었다.

 

좋은 안내자의 도움으로 헤매지 않고 다녀왔지만

돌아올 때는 정말이지 무릎이 너무 아파 주저앉고 싶었다

친구가 있으면 길이 쉬워진다

 

090524.일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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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unarog
示衆/明室 2009. 5. 16. 00:32

090423. 밤11시. 남경서로. 누구도 다른 사람의 인생에 끼어들지 않는다, 드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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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unarog
示衆/明室 2009. 5. 13. 16:09

다섯 살 꼬맹이의 낙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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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unarog
示衆/明室 2009. 4. 22. 20:38


천재의 눈에는 항상 미가 보인다.
모든 순간은 그에게 충만하다.

하지만 창조할 줄 모르는 이들의 경우,
창조한다는 것은 천재의 '계시를 무기력하게 기다려야 하는' 일이다.
그 동안 인생에서는 생명력이 고갈되어버린다.
-- Carl Schors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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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unarog
示衆/明室 2009. 4. 20. 00:30
흐르는 비츤 잡히지 않는다.
내가 바라본 것은 창밖이 아니라 창이었고, 빗방울이 아니라 흐름이 만들어낸 유리의 결이었다.
나는 내가 본 것의 느낌을 표현할 수 없다. 보지 못한 것이다



우리 시대의 본성은 다양성과 결단력 결여이다.
그것이 의지할 수 있는 곳은 '미끄러짐' 뿐이다.
다른 세대가 확고한 것으로 믿었던 것이 실상은 '미끄러지는 것'임을 알고 있다.
아르투어 슈니츨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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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unarog
示衆/明室 2009. 4. 19. 21:04
모간산루 M50에 저녁 어스름에 가다.
전시장이라는 공간은 쉬 익숙해지지 않는다. 지금 만들어지고 있는 이른바 예술이란 것에도 별로 흥미가 없지만, 그곳은 예절, 매너가 지배하는 공간 아닌가. 내가 방해받지 않기 위해서는 나도 남을 방해하지 않아야 하며, 어떤 틀에 내가 들어가야 한다. 작품도 사람도 은은한 빛과 소리가 지배하는 틀 속으로 들어가 고상한 몸짓을 취해야 한다, 혹은 그런 자세가 취해지기 마련이다. 그러느니 인터넷이나 책으로 내 맘대로 보겠다. 진품이 주는 아우라에 나는 별로 기대하는 게 없고, 다만 어떤 시도들이 행해졌는지 훔쳐보고 싶을 뿐이니까. 복제품으로도 충분하다.
그래서 전시장 안으로는 들어가보지 않았다. 물론 나중에 시간이 남고 기회가 되면 가보긴 해야겠지.

굳이 예술품을 찾지 않더라도 이런 곳에 오면 볼 게 많다. 인위적이긴 하지만 사람 사는 흔적들이 그들이 만든 작품보다 바깥에 많이 묻어나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이곳저곳 혼자 어슬렁대다가, 바깥 뒷골목에서 쇠파이프 하나 붙잡고 사진 구도연습이나 해 봤다.

요리 찍고 조리 찍어봐도 썩 마음에 드는 건 없다.
이 좁은 공간에도 선은 여러 개 있어 무수한 조합을 만들어낼 수 있지만,
적절한 비율로 면을 나누기도 힘들고, 시선의 흐름을 유도할 만한 선의 조합은 도무지 찾아지지 않는다.어두워져서 포기하고 나왔다.

가로등 아래는 조금 더 밝다. 선은 포기하고 면의 분할만 생각하며 찍어본다.



잘 만지지도 못하는 포토샵 가지고 씨름해 왔었는데, 오늘 발견한 ACDSee 기능 중에 자동노출조절 기능을 써 봤다. 자동이긴 하지만 강약을 조절할 수 있어서, 위의 사진들처럼 광량이 부족한 곳에서 찍힌 사진들을 조절하기 적당한 것 같다. 나처럼 미숙한 사람들은 기계에 맡기는 것이 더 좋은 결과물을 가져다 준다. 아직 기계의 게임의 법칙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이다. 사진도, 이미지 소프트웨어도 마찬가지다. 이기기 위해서가 아니라 게임을 잘 즐기기 위해서라도 한시바삐 게임들의 규칙에 적응할 필요가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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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unarog
示衆/明室 2009. 3. 5. 20:48

둘로 나눠진 문을 밀치고 들어가면 다른 세상이 펼쳐진다.

그곳에 들어갈 수 있는 자와 없는 자.
추운 곳과 따뜻한 곳,
밝은 곳 어두운 곳.
멀찍이서 서로 기대기도 하고 마주 보기도 하고.

둘이 모이면 세상이 만들어진다.
2, 음양, 상대, 적대...
이분법: 세상을 이해하는 가장 단순한 공식.


(예원 앞 스타퍽스에서. 2009. 02.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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