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은 빨강

'사부님은 갈수록 유머러스해진다'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2.11.15 모옌 "소" 번역 메모
  2. 2012.11.12 [사부님은 갈수록 유머러스해진다] 번역 메모
獨立閱讀/讀, 서재 2012. 11. 15. 18:00


사부님은 갈수록 유머러스해진다

저자
모옌 지음
출판사
문학동네 | 2009-12-22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중국 인민의 생명력 넘치는 삶의 풍경 속으로 초대하다!중국어권 ...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이 중편집에 들어있는 <소>는 모옌이 반복해서 사용하는 상징들이 잘 드러나 있는 초기작이다. 자전적인 내용을 담았으며, 꽤 괜찮은 작품으로 보인다.

맛깔나는 우리말로 옮겼지만, 읽으면서 헷갈리거나 내용전개상 반대되는 문맥으로 옮긴 듯한 것만 찾아서 고쳐봤다.


132쪽.

둥베이(东北) 저지대 웅덩이에서

东北洼里


"둥베이"라고만 하면 만주 지역과 혼동될 여지가 있다. 여기서는 산둥성 가오미 동베이향, 즉 모옌 소설의 주배경이다. 혼동하지 않게 설명을 더해 주는 게 좋을 듯.



173쪽.

그럼 우리 뿔로 요놈의 자식을 떠받아 죽여버리세. 우리는 두 눈 멀뚤멀뚱 뜨고 요놈의 자식이 우리 소중한 불알을 공짜로 먹어치우게 내버려둘 수는 없어. 큰 루시가 말했다. 형제들, 자네들은 무슨 느낌이 없었나? 저 놈이 우리 불알을 먹어치울 때, 나는 내 불알 껍질이 칼로 쪼개냈을 때처럼 아팠네. 난 정말 답답해 죽겠네. 그놈들이 우리 불알을 떼어가는 것을 뻔히 보면서 왜 그때는 불알 껍질에 고통을 느낄 수 없었을까? 솽지와 작은 루시가 말했다. 우리 역시 아픔을 느꼈다네.

那咱就把这小杂种顶死算了,咱们不能白白地让这小杂种把咱们的蛋子吃了。大鲁西道:兄弟们,你们有没有感觉?当他吃我们的蛋子时,我的蛋子像被刀子割着似地痛。我真纳闷,明明地看到他们把我们的蛋子给摘走了,怎么还能感到蛋子痛呢?

双脊和小鲁西说:我们也感觉到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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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우리 요놈을 떠받아 죽여버리세. 요놈의 자식이 소중한 우리 불알을 날로 먹게 할 순 없잖은가. 큰 루시가 말했다. 형제들, 자네들도 느꼈는가? 저놈이 우리 불알을 먹을 때 내 불알이 칼로 잘라내는 것처럼 아팠다네. 난 정말 궁금한 게 그놈들이 우리 불알을 떼어가는 것을 뻔히 봤는데, 어째서 계속 불알이 아프다고 느낄 수 있었던 거지? 솽지와 작은 루시가 말했다. 우리도 아픔을 느꼈다네.



185쪽.

"싯누런 기름투성이 오르알 노른자가 내 밥그릇에 굴러들었을 때, 두씨 마나님은 딸 두우화에게 코를 찡긋하고 눈짓을 보냈을나, 두우화는 그저 못 본 척 무시해버렸다. 두우화가 못 본 척 무시해버릴수록, 나로서는 호의적인 눈빛을 보여줄 필요가 더욱 없었다. 나는 추호도 사양하는 기색 없이 싯누런 오리알 노른자를 한입에 삼켜버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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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우화도 못 본 척 무시해 버리는데, 내가 눈치 좋은 척 할 필요가 없었다.



196쪽.

"뤄한아, 우리네 걸음걸이가 별로 느린 셈은 아니다만, 이런 식으로 마냥 걷다가는 한밤중 열두시나 되어야 가축진료소에 도착하겠어."

나는 말했다. "이보다 어떻게 더 느릴 수가 있겠어요? 내가 인민공사에 영화 구경하러 갈 때는 겨우 이십 분이면 뛰어갔다니까요."

“罗汉,咱爷们儿走的还不算慢,按这个走法,半夜十二点时,也许就到兽医站了。”

 我说:“还要怎么慢?我去公社看电影,20分钟就能跑到。”


==================================

"뤄한아, 우리 걸음이 그런대로 느린 건 아니다. 이대로만 가면 밤 12시엔 가축진료소에 도착하겠어."

나는 말했다. "이보다 어떻게 더 느릴 수가 있겠어요? 내가 인민공사에 영화 보러 갈 땐 20분만에 뛰어 갔는데요."



197쪽.

우리 할아버지가 인민공사 서기 노릇을 한다면, 나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할아버지 -> 아버지. (그 아래 대화도 마찬가지)


204쪽.

홰나무에는'목매달아 죽은 귀신'이란 별명을 가진 벌레가 자라는데,

杨树上生了那种名叫“吊死鬼”的虫,


吊死鬼는 '자벌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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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시나무에는 '목매달아 죽은 귀신'이라 불리는 자벌레가 사는데,



Posted by lunarog
獨立閱讀/讀, 서재 2012. 11. 12. 05:09

이 단편집은 번역이 맛깔나서 한국책으로 읽는 맛이 있다. 강추.

그렇지만 중국 실정과 안 맞는/사실에 부합되지 않는 번역도 좀 있다. 독서에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니다.

읽으면서 이상한 부분만 메모 삼아 몇 가지 정리해 둔다.


21~25쪽.

구직탄원서 : 각주에 报销单据에 대한 설명을 "공공업무에 사용한 비용을 사후 해당기관에 청구하는 증빙서류"라고 맞게 달아 두었다. 그런데 "문맥에 맞게" 구직탄원서로 번역한다고 했는데, 오히려 문맥에 맞지 않다. 병원에서 퇴원하자마자 공장장, 시장 찾아 가서 구직을 탄원하는 건 (안 될 거야 없지만) 좀 생뚱맞다. 공장에서 짤리지 않았다면 병원 비용을 직장에서 납부하게 되어 있다. 갑자기 짤렸는데, 짤리자마자 병원 신세를 져서 "여러 해 저축해 둔 돈을 거의 전부 탕진"해 버렸으니 안 되는 줄 알면서 비용을 받아내려고 애쓰는 장면이다. 그 비용을 청구하기 위한 증명서가 报销单据이다. 따라서 각주의 설명을 살려 "비용청구서" / "(의료비) 공제서류" 정도로 옮겨주는 게 맞겠다.


27쪽:

적삼; 중국산 견직물 적삼 : 너무 사전적으로 옮겼다. 중국에서 중국산 견직물 적삼을 입는 게 너무 당연해서 그렇게 부르지 않을 거다. 게다가 배경이 현대인데 적삼이라고 하니 너무 고전적이다.. 纺绸衬衫. 비단 셔츠?


49쪽:

"강제 퇴직까지 겪으신 몸인데, 여기서 더 재미없는 일이 또 뭐가 있겠습니까?"


손님 꼬시기가 낯부끄러워 자기 도제에게 상담하는 장면이다. 不好意思를 옮긴 "재미없는"은 "창피할", "욕볼", "낯뜨거울" 등으로 옮기는 게 좋겠다.


"강제 퇴직당한 양반이 뭘 그래 체면 따지고 그러십니까?"


49쪽:

"사부님, 제 말씀이 듣기 거북하시면 아직 배가 덜 고프셔서 그런 겁니다. 언젠가 굶주릴 때가 되면, 체면과 배고픔을 비교했을 때 뱃속부터 채우는 게 더 중요하다는 현실을 깨달으실 겁니다."


"사부, 제가 싫은 소리 몇 마디 할께요. 사부는 아직 견딜만 하신가 봅니다. 언제고 배를 곯아 보면 얼굴이랑 배 중에 배가 더 중요하단 걸 아실 겁니다."


83쪽:

'중화'표 고급 시가 두 대 : '중화' 담배 두 보루.


条는 가늘고 긴 물건을 세는 양사이다. 그래서 그냥 시가라고 옮긴 듯하다. (아마 담배를 안 태우시는 분인 듯). 보루가 条이다. 한 개피는 根. 최근엔 달라졌지만 '중화'는 고급담배의 대명사였다. 예전에 한국담배 2000원 겨우 할까말까할 때 한 갑에 40원(당시 환율로 4000원) 했다. 돈 많은 놈들은 그냥 피기도 했겠지만 주로 선물로 많이 돌렸다. 요즘에야 한 보루 5600위안(택스 포함 100만원 ^^) 하는 담배까지 생겼으니 상전벽해.


나라면 "도제"는 "부사수"로 옮겼을 것 같다.

"사부"는 사부님부터 아저씨까지 걸쳐 있는데, 도제가 부르는 호칭이니까 사부가 맞긴 하겠다.

"유머러스"는 제목으로는 나쁘지 않아도, 문장에서는 느낌이 좀 안 산다. 흔히 "웃기는 양반이네" 라고 말할 때의 어감이라고 할까?

살리기가 쉽지 않다..



사부님은 갈수록 유머러스해진다

저자
모옌 지음
출판사
문학동네 | 2009-12-22 출간
카테고리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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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인민의 생명력 넘치는 삶의 풍경 속으로 초대하다!중국어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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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unaro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