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은 빨강

獨立閱讀/讀, 서재 2010. 9. 27. 12:38

지난 7월 13일 새벽 1시에 미조구치 유조(溝口雄三) 선생이 타계했다는 소식을 뒤늦게 알게 되었다. 향년 78세.

타계 즈음에 가족이 중국에 다녀갈 때라 뉴스를 챙길 정신은 없었다. 찾아 보니 중국쪽은 관련 기사가 있고, 몇몇 학자가 그의 학술생애를 정리하는 글을 발표했다. 바이두 백과의 인물소개도 벌써 업데이트되어 있다.
나는 가끔 들르던 사이트에서 쑨꺼의 "送别沟口雄三先生"라는 글을 보고 알게 되었다. "송별"??....이라구?!

검색해 보니 한국쪽 뉴스는 전혀 없다. 놀랍기만 하다. 유일하게 발견되는 네이버 블로그도 중국쪽 뉴스를 보고 알았다고 한다. 국내에도 미조구치 선생과 친분이 있는 사람이 적지 않고, 타계 소식도 알고는 있는 모양인데. 가신 분께 적절한 예의 정도는 갖춰야 했지 않나 아쉽다. 계간지들은 겨울호를 준비하나?

물론 내가 선생과 막역한 사이일 리 만무할 뿐더러, 그의 책 중에 제대로 읽은 것도 없다. <중국 전근대 사상의 굴절과 전개>도 석사 시절 몇 번 시도해 보다가 어렵기도 하고 다급히 읽어야 할 일도 없고 해서 그만두곤 했다. 어찌보면 저 정도 책은 필독서로 한 번 읽어줬어야 했는데, 기본으로 읽어야 할 책 중에 안 읽은 책이 저것 뿐이었겠나 하며 위안한다. ㅠㅠ (즉 나는 전혀 그를 안다고 할 수 없다. 쪽글 몇 개에서 살짝 감화를 받았을 뿐이다..)

쑨꺼는 듣기로는 미조구치 선생과 꽤 친분이 있는 사이였던 것 같다. 일중 지식인 네트워크도 같이 하고.. 이번에 글을 읽어보니 그의 문집 번역도 하고 있었던 모양이다. 이 글은 중국인 독자를 위해 쓰여졌기 때문이겠지만, 미조구치의 학술생애 중 주로 중국사상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부분을 집중적으로 소개하고 있다. 후반기의 활동들에 대해 좀 더 구체적으로 다루고 있지 않은 것이 아쉽긴 하다. 그러나 담담하게 그의 사상을 정리하고 있고, 쓸데없이 감상으로 흐르지 않고 꼭 필요한 이야기를 잘 지적하고 있다.


쑨꺼의 글은 <중국사회과학보> 8월31일자에 발표되었으나, 여기서는 일부만 게시되어 있다. 인터넷에 전문이 소개된 곳이 많이 있고 그 중 내가 확인한 곳은 첨부된 문서에 밝혀져 있다. 해외에서 한글로 이용할 수 있는 자료가 제한적이라서 중간 부분에 사상사 관련, <중국 전근대 사상의 굴절과 전개> 부분의 번역은 정확하지 않다. 전체적으로 읽기 편하게 문장만 다듬었으니 참고만 하시기 바란다. 혹시 잘못 옮겨진 부분이 있다면 알려 주시고..

5페이지 정도 되는 글은 웹보다 출력해서 보시는 것이 편한 것 같아 문서를 첨부한다.




Posted by lunaro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