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은 빨강

'九亭'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0.01.22 퇴근시간
  2. 2009.08.30 이사했습니다. 18
示衆/明室 2010. 1. 22. 00:14

또다시. 요금고지서도 보내주지 않고 전화요금을 내지 않는다고 독촉전화가 왔다. 전화는 상관없지만 어그적거리다간 또 인터넷이 끊어질 지도 모르기 때문에 오후에 전신국에 요금을 내러 갔다. 서두른다고 했지만 뭉기적거리다가 전신국 문이 닫혀 요금은 내지 못했다. 오후 4시30분에 문을 닫다니.

나온 김에 자전거로 시내 외곽으로 나가 본다. 지우팅(九亭)은 시내라고 해봐야 읍내 수준이기 때문에 번화가에서 살짝만 나가도 별장촌, 공장지대, 옛 강남의 집들, 뒷골목, 시골의 풍경 등등을 모두 볼 수 있다. 진작에 곳곳을 다니면서 사진을 좀 찍어두고 싶었는데, 한동안은 사진기를 챙기지 않고 자전거로 운동삼아 이곳저곳 다녀보기만 했다.

큰길 너머에는 제법 큰 운하가 있는데, 장식용 비슷하게 된 다른 운하와는 다르게 여전히 배들이 제법 다닌다. 마침 퇴근시간이라 여기도 교통정리가 필요할 정도였다. 자동차 운행이 금지된 낡은 콘크리트 다리 위에서 한참을 바라보고 서 있었다.

예전에 상하이에 대해 쓰면서, 운하를 메우고 그 위에 생겨난 잘 구획된 도로를 이 도시의 근대적 변환의 한 상징으로 설명한 적이 있다. 강남 지역의 옛 지도를 보면 육상도로 표시는 거의 없고 구불구불 운하만 커다랗게 그려 놓았다.(실제로 도로가 없었던 게 아니다. 지도는 이용자들의 필요에 따라 중요하게 생각되는 것만 표시할 뿐.) 성곽 안으로도 운하가 사방팔방으로 연결되어 있으며, 지상으로 나 있는 성문 옆에는 선박운행을 통제하는 갑문이 따로 있었다. 구불구불 당나귀의 길은 사라졌고, 곧게 뻗은 인간(=기계)의 길로의 구획은 성공하여 우리는 자신의 목표를 향해 최단거리를 질주해야 한다. (그것을 아주 잘했다고 어스대던 어떤 인간이 운하를 다시 인간의 길로 만들려고 하고 있다.)


빛이 사라져가는 5시 어름이었다. 적당히 가려질 건 가려지는 시간이다. 이곳의 배들은 왜 항상 모래를 주로 실어 나르는지 모르겠다. 강아지 한 마리가 모래밭에서 뛰어놀고 있다. 제 몸에 비해 넓은 놀이터지만 어떤 당혹감 같은 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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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unarog
示衆/flaneur, p.m. 4:30 2009. 8. 30. 23:57
지난 주 수요일에 이사를 왔습니다. 아직 집안 정리가 끝나지 않아서 블로그도 뜸했네요.
8월 초부터 이사를 염두에 두고 집을 알아보았지만 적당한 집이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방이 작거나 가격이 비싸거나 주변환경이 별로거나 교통상황이 안 좋은 곳 뿐이었죠. 적절한 가격에 좋은 집이 저를 기다리고 있지는 않을 테니까요. 혹시 한국학생들 밀집지역이 이상과열이지 않을까 해서 한국인이 잘 안 가는 지역도 슬쩍 알아봤지만 교통이 편하면서 쾌적한 곳은 대부분 그 가격이더군요. 많은 고민 끝에..

학교에서 지하철로 1시간 10분 정도 걸리는 지우팅(九亭)에 집을 구했습니다. 별로 싸지는 않지만 어차피 수업이 없어 학교를 매일 나가지 않아도 되니 이쪽도 나쁘지 않겠다고 판단했던 거죠. 예전으로 치면 이곳은 상해도 아닌 곳입니다. 상해 시중심에서 보면 상당히 변두리구요. 도로확장공사가 한창 진행중이라 먼지도 꽤 많이 날립니다.

실제로 먼지 때문에 하루 이틀은 고생했습니다. 반복층 구조인데, 들어와서 살려고 보니 침실 용도인 복층은 통풍이 잘 되지 않더군요. 아래쪽은 대충 치우고 닦고 했는데 위층은 공기순환이 거의 안 되어 먼지 속에서 하루를 잤습니다. 이사가 힘들기도 했겠지만, 이 먼지 때문에 바로 감기 몸살에 편도선까지 붓기 시작하더군요. 집안 정리도 하는둥 마는둥 헤롱헤롱 거리면서 며칠을 보냈죠.

뭐, 그렇지만 집에 없을 때도 선풍기를 돌려놓고 매일 닦으니까 조금은 지낼 만합니다.
책꽂이도 새로 짜서 책을 집어넣고 나니 이제야 조금 작업실 분위기도 납니다.
작업실로 사용할 1층은 천장도 높고 바람도 시원하니 잘 들어오네요.

참. 한국에 있는 집도 이사를 해야 하는데요,.
때마침 전세대란에 미칠 지경입니다. 기본 3천 이상은 오른 것 같아요.
서울에선 절대 집을 사지 않겠다!(그럴 능력도 안 됩니다만..)는 결정이 요즘 후회가 되네요.
그때 집을 샀다면 최소 2억 이상 오른 집값을 떠올리며 마음이 두리둥실 즐거웠을까요?
매달 대출이자 갚으려고 머리 싸매는 게 한 순간 날아갈 정도로?
결과적으로, 어쨌든 대출을 받아야 하는 상황으로 몰려 버리네요.
뭐, 아무른 논리적 연관성이 없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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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unaro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