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에는 승리를 추구하는 운동과 실패를 알아가는 운동이 있다.
구기종목은 대부분 승리를 위한 운동이다.
그러나 높이뛰기는 실패를 알아가는 운동이다. 막대기가 떨어지면 경기가 끝난다.
글쓰기는 류전윈에게 있어 실패를 알아가는 운동인 것이다.
“만약 어떤 작품을 쓰고 나서 스스로 그게 굉장히 좋다고 생각된다면 그 작가는 그걸로 끝장이다.
작가가 어떤 걸 진심으로 써냈다면 항상 너무 부끄러워져 남에게 보이기 민망해지기 마련이다.
쓰기 전에는 자신이 있어 이 작품이 최고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쓰고 나면 그게 아니란 걸 알게 된다.
그래서 또 다른 걸 써 보지만 여전히 아니다.
자기가 표현하려는 게 하늘에 있는 것 같아 하늘에 가서 찾아보지만 아니고, 골짜기도 여전히 아니다.
어렵사리 발견했다 싶은데 자세히 보면 또 아니다.
글쓰기는 그것이 어디에 있는지 어렴풋이 알아가는 과정이며, 계속하여 그것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 <닭털 같은 나날>의 작가 류진운의 인터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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