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해의 북쪽, 장강 하구에 위치한 횡사도(헝사다오)에 다녀왔습니다. 장강이 끝나는 지점에 위치한 삼각주라고 보시면 됩니다. 세 섬이 있는데 가장 바다 쪽에 가까운, 그리고 가장 작은 섬이 횡사도입니다. 날씨는 쨍하였고, 가끔 흐려서 자전거를 타기에 적당했습니다만, 반바지 아래와 팔뚝은 발갛게 익어 버리더군요..
바쁜 게 조금 지나가면 횡사도 관련 포스팅을 할까 생각 중입니다. 사람도 적고 차도 적어서 자전거 타기엔 아주 그만이더군요. 공기도 좋고 길도 곧습니다. 먼지 많고 위험한 상해에 비할 바가 아니죠..
올해도 상하이 여행축제(上海旅游节;
Shanghai tourism Festival 2008)가 열리고 있다. 9월13일에 시작하여
10월6일에 끝난다. 그 사이 상해의 다양한 지역에서 다양한 행사가 연쇄적으로 마련되어 있다.(아래 표
참고)
해마다 비슷한 시기에 열리는데, 상해가 워낙 볼 게 없다보니 관방에서 이런 식으로 행사를 만드는 것 아니겠나 싶어
찾아다니지는 않았다. 공식 웹페이지(http://www.tourfest.org)에도 별 내용이 없다. 하다못해
한국이라면 영화 하나 개봉할 때 만드는 팬페이지만도 못한 것이다. 그만큼 자체 홈페이지를 만들어 관리할 "필요"를 못 느꼈을 수도 있다.
다른 방식으로 열심히 홍보를 하였을 것이고, 그런 식의 홍보를 나처럼 나다니지 않거나 관광객이 아닌 사람은 접하지 못했을 수도.. 그래도
그렇지,. 명색이 여행 "축제"인데 영어 웹페이지라도 하나 만들어 놓으면 전세계에서 미리 알고 찾아오지 않을까?
내가 이 행사가 유난히
눈에 들어왔던 것은 다른 그림을 연상시켰기 때문이다. 아래에 부분으로 따온 그림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바로 이 상하이에 100년도 더
전에 저런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이 있었다. 물론 자전거를 상하이에 들여온 사람도, 그것을 주로 타던 사람도
서양인이었다.
외발수레[小車; 혹은 독륜거(獨輪車)]는 인력거만 못하고 인력거는
마차보다 못하며 마차는 기차에 비할 바가 못된다. 이제까지 거리를 다니는 것은 외발수레 아니면 인력거였고 마차는 보통 남자가 몰았다.
이번에 서양인이 자전거를 발명하였는데 매우 가볍고 빠르며, 길을 다니기가 수월하다. 한 서양 여자가 숙련된 솜씨로 한발로 페달을 밟으며 빠르게
달리는데 사람들이 다들 부러워한다.(1891년2월)
자전거는 교통수단으로, 근 2년간 상해에 많이 생겨났다. 올해 영국 여왕에
대한 축하행사 때 서양 상인들은 자전거를 몰고 거리로 나온 이가 많았다. 니성교(泥城橋) 서쪽의 경마장에 새하얀 자전거 바퀴에 숙련된 기술이
실로 볼 만했다.(1897년6월)
(자료는 중국학센터http://www.sinology.org/ 제공. <점석재화보>
일부 : 포토샵을 밀어버린 바람에 그림판으로 자른 그림이 영 시원찮다. 전체 그림의 한 부분만 부각한 것이란 걸 염두에 두시길..)
당시 외국인의 전유물이었던 신문물은 이제 어느새 관광객을 위한 공연의 소품이 되어 있고, 뻐기듯 상하이의
조계 한 자락에서 멋있게 타고 다니던 그 사람들의 후손이 와서 공연을 하고 있는 것을 보면, 격세지감? 굳이 너무 멀리까지 나갈 필요는
없고, 억지로 의미부여할 것도 아니다.
중국에서도 자전거가 지닌 의미가 갈수록 변해가고 있다. 말 한 마리보다 비싸던 시기도
있었고(대체 말이 되는가?), 거의 전국민의 발이 되었을 때도 있었다. 다시 자동차가 아닌 자전거를 더 선호하는 날이 중국에도
올까. 자동차 핸들 돌리는 것보다 자전거를 밟는 게 더 부유한 삶이라는 생각의 변화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