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은 빨강

示衆/明室 2009. 7. 31. 18:04
마치 살아 있는 생명체 같습니다. 시커멓고 딱딱한 고체 덩어리인데도 유효기간이란 게 있고, 그 기간이 지나면 서서히 죽어간다네요. 우유도 아닌 것이 냉장보관해야 한다니요.

빛을 보면 안 된답니다. 강한 햇빛을 직접 보면 생명을 다하기 때문에 항상 관 속에서 살아야 한다는군요. 자기가 벰파이어인 줄 아나 봐요. 벰파이어는 피를 빨아 먹지만, 이 놈은 빛을 먹고 삽니다. 어두운 관 속에 숨어 있다가, 어두운 방 속으로 기어들어가 슬며시 새어나온 빛을 자기 몸에 각인시키죠. 너무 강한 빛도 싫고 너무 약한 빛도 싫어합니다. 딱 적당한 빛을 적절한 순간에 줘야만 영원한 생명을 얻을 수 있습니다.

갑자기 필름이 벰파이어같이 생각되는군요.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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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unaro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