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은 빨강

獨立閱讀/讀, 서재 2008. 1. 15. 21:29

농촌의 정치에 관한 소설이라고 할 수 있는 최근작 《석류나무에 열린 앵두(石榴树上结樱桃)》(2004)는 《노래가락》과는 또 다른 변화가 시도된다. 이 작품에서 그는 중국고전소설의 표현수법을 현대소설의 서사로 재활용하였으며, 지식인이 아닌 농촌을 주요배경으로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다. 촌장 선거를 둘러싸고 권력의 유혹앞에서 시험받는 인간의 자존심과 양심을 묘사하여, 권력이 순수한 농촌을 어떻게 침식해 들어가는지 잘 보여주고 있다.

“도시에서의 선거나 과장, 부장으로의 진급은 사람들의 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 그러나 농촌에서는 누가 촌장이 되는가에 따라 농민의 수입이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다. 농촌은 온갖 모순이 모인 곳이다. 농민은 생존해야 하고 돈을 벌어야 하며 마을에서 한자리라도 차지해야 하고 조상의 대를 이어야만 한다. 그들이 사내아이의 출생에 목을 매는 것 또한 합리적인 면이 없지 않다.그러나 이들의 합리성은 국가정책과 모순된다.”

 

소재가 향촌으로 전환되었으되 여전히 지식인의 입장에서 향토 중국을 이해하려는시도임이 잘 드러난다. 그에게는 이 소설 또한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지식인 소설이다. 지식인 자아의 개성적 표현에서 나아가 타자인 농촌을 이해하려는 시도는 지식인의 책임임과 동시에 더욱 순수한 지식인이 되기 위한 과정이다.

따라서 리얼은 다른 향촌소설과는 달리 농민들의 고난 자체보다는 인물들이 보여주는 문화적 요소, 현대적 문화가 변화시킨 농민들의 담론생활에 더욱 주목한다. 당대의 농민들은 돼지우리에 서서 핸드폰으로 촌장 선거를 토론한다거나 타이완 해협과 같은 정치현안, 지속가능한 발전, 미국 대통령 선거, 전지구화, 페미니즘 따위를 끊임없이 중얼거리고 있는 것이다. 농민들의 담론생활과 생존환경 사이의 “간극”이 그가 초점을 맞추고있는 부분이다.


“향토 중국에 관한 소설을 쓰는 건 계속 꿈꿔오던 것이었다. 다른 향촌소설과 차이가 있다면, 나는 기이한 사건을 서술하거나, 일상적 사건을 배경으로 현재의 모든 난제를 묘사하고 싶지 않았으며, 현대화의 과정에서 발생한 향토 중국의 변화를 표현하고 싶지도 않았다는 점이다. 많은 작가들의 관심은 “고난”에 집중되어 있다. 그러나 나는 “곤란”함에 더 주목하고자 하였다.”

'獨立閱讀 > 讀, 서재' 카테고리의 다른 글

리얼의 노랫가락  (0) 2008.01.15
리얼의 현재와 미래  (0) 2008.01.15
류진운의 약력  (0) 2008.01.13
Posted by lunaro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