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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6.02 상하이 템즈타운 4
상해에서 지하철 9호선을 타고 종점까지 가면 쑹장(松江)에 닿을 수 있다.

아마도 상해라는 도시가 커질수록 점점 더 그 주변의 자그만 향진들은 농촌의 목가적인 풍경에서 테마파크로 변해갈 것이다. 운하 옆으로 늘어선 강남 지역의 옛 풍광을 팔아먹고 있는 저우좡, 시탕, 주가각 등이 한편에 있다면, 놀이공원이나 이국적인 미니어처가 다른 한편에 있다.

쑹장의 템즈타운은 후자에 속하는 것이라고 보면 되겠다.
대도시에서는 즐길 수 없는 여유를 누리려 나와보지만,어디에도 세월의 흔적, 진품의 아우라는 찾을 수 없다.

곳곳에 이런 제복 입은 아저씨들이 졸거나 어슬렁거리고 있다.

입장료도 없는 이 공간이 어떻게 유지될까 궁금했는데, 사실은 놀이공원이 아니라 일반 주거지역이었다. (이런 곳에 살고 싶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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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구경하면서 사진찍는 것은 제한이 없지만, 모델 촬영을 할 경우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고 한다.

대부분은 야외촬영하는 예비 신랑신부들로 가득했다.
비슷한 장소에서 비슷한 스타일의 드레스에 비슷한 포즈로.

우리 부부는 비용과 번거러움을 핑계로 야외촬영을 포함한 웨딩촬영을 생략했는데,
다시 한번 안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너무나 이쁘고 행복한 모습이지만, 웬지 만들어진 것처럼 느껴지곤 했다.
그게 장소가 주는 느낌인지 다른 무엇인지는 모르겠다만..

꽤 노련해 보이는 사진사가 포즈를 잡게 하는 것을 지켜보다가 나도 따라서 몇 장 찍었다.
이날 신부들을 꽤 많이 찍었는데 이 팀이 가장 자연스럽고 이뻐 보였다.
내 맘대로 이날의 퀸으로 선정!
실제로 그들이 어떻게 느끼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내 감으로는 (한국과는 달리) 옆에서 자기를 찍어도 별로 신경쓰지 않거나 오히려 찍히는 걸 의식하고 표정을 잡아줄 때도 있었다.
너무 이쁘게만 만들려고 그런건지 화장실 찾기가 너무나도 힘들어 헤매고 헤매다가 경비아저씨에게 두번이나 물어보고 또 헤맸다. 알고보니 처음 근처까지 갔다가 입구를 발견하지 못했던 것.

상해 외곽이라 도로가 넓고 먼지도 별로 없었다.
시내에서 60km 정도 떨어져 있다는데, 다음에는 자전거로 한번 달려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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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unaro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