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0806021733505&code=960100
뒤늦게
경향신문의 기사(6월3일자)를 통해 옌롄커가 한국을 다녀간 사실을 알게 되었다.
"중국의 반체제 소설가인 옌롄커(閻連科·50)가 한국에 왔다. 지난달 28일부터 30일까지 경북
포항에서 ‘아시아, 소멸의 이야기에서 생성의 이야기로’(포스코청암재단 주최·계간 아시아 주관)란 주제로 열린 문학포럼에
초청됐다."라고 기사는 소개하고
있다.
금서 하나 썼다고 반체제 작가가 되는
건지는 잘 모르겠다. 내 생각에는 좀 오버다.
현재 금서로 지정된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를 발표할 2005년에 그는 노사문학상을 받기도 했다.
기사에도 소개하고 있다시피 여전히 작가협회
소속 작가로 있고, 그 정도를 소설에서 표현하는 게 반체제까지 가지는 않는 것 같다.
사실 현정부에 그다지 위험한 내용도 아니지
않은가..
기사를 통해 새롭게 알게 된 것은 신간 번역
소식이다.
"스스로 대표작으로 꼽는 ‘흐르는
세월’(1998년), ‘물처럼 단단하게’(2002년), ‘즐거움’(2003년), ‘딩좡의 꿈’(2006년) 등을 이 시기에 썼다. 이중
‘물처럼 단단하게’와 ‘딩좡의 꿈’은 올 하반기 중 국내 출판사인 물레와 아시아에서 번역, 출간할
예정이다."
언급되는 소설은 모두 옌롄커의 문풍이 바뀐
이후 작품들이다. 그 중 옌롄커의 대표작은 여전히 <물처럼 단단하게>라고 단언할 수 있다.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는
<물처럼 단단하게>의 속편의 하나라고 해도 될 정도다. 이 책 또한 금서로 묶였다가 풀렸다. 언제고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도 풀리지 않을까 싶다. <물처럼 단단하게>는 이미 간단하게 포스팅한 바 있고,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는
번역본을 읽은 소감을 간단하게 정리해 두려고 한다만. 당장은 시간을 내기 힘들 것 같다. 대체적으로 무난하게 읽히는 번역이기 때문에 별로 토를
달고 싶지 않기도 하다.
암튼 <물처럼 단단하게>는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보다 번역이 쉽지는 않을 것
같은데, 어떤 식으로 한국어로 표현될지 기대된다..
또 하나, 이상한 부분이 보여 검색해
본다.
"작가는 특히 최근작인 ‘딩좡의 꿈’에 대해 애착을 드러냈다. 딩좡이란 마을에서 비위생적인 헌혈 바늘을
사용해 주민들이 에이즈에 집단 감염된 실화를 바탕으로 쓴 이 작품은 “인성의 어두운 면, 특히 자본주의라는 유토피아적 환상이 붕괴된 처참한
풍경을 그렸다”고 한다. 이 소설은 홍콩 잡지 ‘아주주간’에서 선정한 ‘2006 중국어로
쓰여진 10대 저작물’ 1위에 뽑히기도 했다."
<정장몽>(딩좡의 꿈)은 "2005《亚洲周刊》全球十大中文好书", 즉 2005년에 선정되었다. (발표는
2006년에 되었다.)
1위라는 기준도 애매하다. 관련기사를 그대로 옮겨보면,
"中文十大好书是《半生为人》、《丁庄梦》、《战废品》、《一阵风,留下了千古绝唱》、《遍地枭雄》、《土与火》、《红楼望月》、《天工开物》、《阅读的故事》和《回到诗》,显示全球华人知识界的精神追求和对中华民族命运的承担。"
보통 처음 언급하는 걸 1위라고 한다면
그런가보다 싶지만, 보시다시피 두번째로 언급되고 있다.
다른 근거가 발견되면 수정하겠지만,
일단은
그냥 "2005년도 <아주주간> 선정
전세계 10대 중국어 우수도서" 정도로 하는 게 좋겠다.
(중국애들 잘 쓰는 표현인데 가끔 속아
넘어가는 표현이다. "전세계"에서 "가장 좋은"(큰, 대단한, 등등)이라는 표현 뒤에 "중국", 혹은 "중국어"라는 한정어를 슬쩍 붙이는 방식.
중국어로 창작된 작품 중 가장 우수한 책이라는 건데.. 중국대륙 이외에도 중국어를 사용하는 지역이 많으니까 용인되는 표현이긴 하지만, 비슷한
표현을 볼 때마다 좀 거시기하다. 그렇다면 이런 표현이 가능하겠다. 세계에서 가장 좋은 "중국산" 깨, 세계에서 가장 빠른 "중국"제 자동차,
등등.. 써놓고 보니 한국어로는 좀 헷갈리는데, 방점은 뒤에 있다. 암튼.. 세계 최강대국이 되고 싶다니 그러라고 두는 게
좋겠다.)
아래는 한국일보에서 전한 인터뷰이다.
<옌롄커 "작품마다 비평가 표적…
인간·진실에 다가설 뿐">
국내외 문인 61명이 참가한
'아시아문학포럼 2008' 행사가 28~29일 경북 포항 포스텍(옛 포항공대)에서 열렸다. 포스코청암재단이 주최하고 계간 < 아시아
> 가 주관한 이번 행사는 28일 환영 만찬, 29일 개회식과 3개 분과 토론으로 진행됐다.
포럼엔 2005년 출간
당시 '마오쩌둥의 사상을 모욕했다'는 이유로 중국 당국에
의해 판금 조치를 당했던 소설 <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 > 의 작가 옌롄커(50)가 초청됐다. 이 작품은 최근 국내 번역돼 출간
2주만에 재판을 찍는 호응을 얻고 있다. 29일 오전 숙소에서 그를 만났다. 중국문학 번역가 김태성씨가 통역했다.
- 소설에서 마오쩌둥의 혁명 구호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는 군대 상관 부인과 취사병 간 성적 흥분을
유발하는 '최음제'로 전락한다. 이런 설정이 일으킬 파문을
예상하지 않았나.
"28년간 복무하던 군대에서 제대한 직후 해방감 속에 쓴 작품이다. 쓸 당시엔 파장을 예상 못했다.
30년간(1978년 데뷔) 써온 작품들보다 훨씬 노골적으로 억압된 인간 권리, 군대 비리, 문화혁명을 비판한 소설이긴 하다. 문혁 때 썼다면
총살감이다(웃음). 중국이 그동안 열린 사회로 변해 국내 판금 이상의 제재가 없었고, 20여개국에 번역돼 널리 읽혔으니 나로선 행운이다."
- 루쉰문학상, 라오서문학상 등 주요 문학상을 여럿 받은 당신 이력에 타격을 줄 수도 있는
모험이었다.
"작품이 좋아 상을 받았을 뿐, 줄곧 중국 정부와 사회에서 환영을 못 받았다. 나는 작품을 낼 때마다
가장 많은 비평가들의 표적이 되는 작가다. '블랙유머 작가' '광상(狂想) 현실주의' '몽환
현실주의' '포스트모더니즘 작가' 등 많은 수식구가 뒤따랐지만
무엇에도 동의하지 않는다. 난 어떤 유파에 속한 적 없다. 스스로를 '가장 독립적인 작가'로 평가한다."
- 저명 평론가 천쓰허는 이 작품과 위화의 < 형제 > 를 꼽으며 "문혁을 공포ㆍ반성
대상이 아닌, 유희 대상으로 바라보는 괴탄(怪誕)문학이 탄생했다"고 평했다.
"글쎄. < 형제 > 는
천쓰허의 평가에 부합하지만 내 작품은 아닌 것 같다. 물론 성적인 측면을 약간 코믹하게 다루긴 했지만 근본적으로 엄숙하고 진지한 작품이다."
- < 인민을… > 은 노골적 성애 묘사뿐 아니라, 중국 내 권력ㆍ계층 문제에 대한 첨예한
풍자가 읽힌다. 베이다오, 가오싱젠 등 망명작가가 아닌, 중국 내부에서
이처럼 강한 사회비판 문학이 존재한다는 게 놀랍다.
"비판문학의 목소리가 점차 강해지고 있다.
위화의 작품도 그런 경향이 강하다. 내가 중국 정부로부터 환영 못 받는 것도 이런 이유다. 성적 묘사는 별개 문제로, 정부 역시 여기엔
관대하다. 내 작품이 판금 조치된 것도 성적 묘사의 적나라함과는 무관하다. 한국에도 번역될 < 물처럼 단단하게 > 란 작품은 <
인민을… > 보다 더 노골적인데 아무 문제 없었다(웃음)."
- 중국 작가 대부분은
중국작가협회(작협)에 소속돼 있다. 이런 관변적 운영이 작가의 자율성을 해치지 않나.
"나는 작협 일급작가라서 성과와 무관하게 대학교수 수준의 월급을 받고 있다. 하지만 작협은 굉장히
느슨한 조직이라 작가에게 미치는 실질적 통제력이 거의 없다. < 인민을… > 이 판금됐을 때도 작협이 내게 제재를 가한 게 없다."
- 무리해서 글을 쓰다 몸이 안좋아지니까 누워서 글 쓸 수 있는 특수의자를 장애인용 의료기 제작
공장에서 맞췄다는 얘기를 들었다.
"96~98년에 이 의자에 누워 <
흐르는 세월 > > < 물처럼 단단하게 > 같은 대표작을 썼다. 지금도 허리가 아파 책상에 앉으려면 요대를 감아야 한다.
난 생명 전부를 문학에 투입하고 있다. 인간의 진실, 중국 인민의 현실에 최대한 가깝게 다가서고 싶다."
- 올 하반기 < 딩좡의 꿈 > 이란 작품이 한국에 소개된다고 들었다.
" < 인민을… > 다음에 쓴 작품으로, 중국 최초로 에이즈(AIDS)를 소재로 했다.
딩좡이란 마을에서 비위생적인 헌혈 바늘 사용으로 에이즈에 집단 감염된 사건이 실제 있었다. 실화를 바탕으로 인성의 어두운 면을 묘사했다. 홍콩
아주주간에서 선정한 '2006 중국어로 쓰여진 10대 저작물' 1위에 뽑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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