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은 빨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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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7.19 와이탄 3호, 뉴하이츠에서 상하이의 야경을 2
저는 손님들이 오면 이곳에 잠깐 올라갔다 오곤 합니다. 상해에서 야경을 보기에 여기보다 편한 곳은 없으니까요. 푸동의 전망대도 멋지긴 하지만 비싸고 항상 사람들이 많죠. 잠깐 다니러 오신 분들이 "아~ 여기가 상해구나!"라는 느낌을 받고 싶다면 이곳에서 강바람 쐬면서 맥주 한잔 하는 게 제일 적당하죠. 이미 많은 분들에게 알려져 있어 새삼 소개할 필요가 없는 곳이기도 합니다.

오른쪽에  강변과 도로 사이에 삐쭉 튀어나와 있는 기상대 안쪽이 연안동로입니다. 이곳을 기점으로 왼쪽 끝(소주하)에 있는 영국대사관까지 번지가 매겨집니다. 그래서 뉴하이츠가 있는 건물이 "와이탄3호"라고 불리는 거죠. 연안동로는 예전에 "양징방"이란 이름의 운하였고, 중국과 영국 조계의 경계이기도 했습니다. 프랑스 조계가 생기기 전까지 중국과 서양상인의 교역이 가장 활발해서 "양징방 영어"(피진 잉글리쉬)라는 용어가 생겨난 곳이기도 합니다. 얼마 전까지 고가도로가 있었는데 이제 철거했네요. 교통 유입량도 좀 줄이고 조계 경관도 살리고..

엑스포를 대비하며 와이탄 확장공사를 했는데요, 공사기간 동안은 먼지도 많고 불편했지만 그런대로 적절한 방향으로 된 것 같아요. 예전 12차선 도로를 4차선만 남기고 모두 지하로 옮겨 버렸죠. 덕분에 지상 공간이 많이 넓어졌네요. 와이탄이 넓어지고 앉아서 쉬엄쉬엄 노닥거릴 공간도 많아졌어요. 언제나 사람이 많지만 남경로 쪽만 피하면 산책할 만합니다.

이곳이 전망이 좋은 이유는 활처럼 휘어 있는 황포강/와이탄의 오른쪽 끝쪽에 있기 때문입니다. 강 건너 푸동이 한눈에 들어오고, 또 왼쪽편에 있는 와이탄도 전체적으로 조망할 수 있어요.

광동로를 사이에 두고 건너편에 있는 와이탄5호도 전망이 나쁘지 않아요. 그런데 5호에 있는 M on  the bund는 밤에 가면 식사를 해야 입장이 가능한 것 같더군요. 가볍게 술 한잔 하겠다고 하면 위층에 있는 글래머 바로 올려보냅니다. 낮에는 테라스 쪽으로 가서 커피 한잔 먹겠다고 해도 들여보내 줍니다. 그래서 저는 보통 밤에는 와이탄 3호의 뉴 하이츠에서 맥주 한잔, 오후에는 와이탄5호의 엠 온더 번드에서 커피 한잔을 추천합니다. 물론 여유가 되시는 분들은 식사를 하셔도 좋을 듯하네요. 뉴하이츠에도 왼쪽 테라스는 식사손님용인 것 같더군요.


에어컨 빵빵한 실내보다 조금 습하긴 해도 테라스 쪽이 더 시원해요. 장대비가 아니면 비가 조금 뿌릴 때도 나와서 먹는 게 더 좋더군요. 어차피 상해에서 축축한 여름밤의 공기를 피할 곳은 없으니까요..

http://www.threeonthebund.com/#

*엑스포 기간이라서 그런지 요즘 11시 30분까지 조명이 켜져 있더군요. 보통은 11시까지.
11시 30분이 되면 와이탄 쪽 건물들이 하나씩 불이 꺼지고, 건너편 푸동의 고층건물들도 조명을 꺼버립니다. 상해도 "불야성"은 아닌가 보네요..
Posted by lunaro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