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은 빨강

'M on the bund'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09.08.16 M on the bund
선배 하나와 후배 하나가 상해에 왔다.
여러 번 다녀가기도 했던 분들이라 잠깐 만나서 점심이나 먹는 정도로 헤어졌다. 바깥에 나와 있는 사람들을 번거럽고 귀찮게 하지 않으려는 배려 같은 게 느껴졌지만, 그렇다고 먼저 연락도 하지 않는 건 좀 섭섭했다. 귀찮다고 너스레를 떨긴 하지만, 우리도 그런 기회에나 한번씩 "관광지"라고 할 만한 곳에서 관광객이 되어 보는 것 아니겠나.

아무튼. 일행들과 복주로(푸저우로)의 오래된 광동식 식당, 행화루(싱화러우; 杏花樓)에서 딤섬 위주의 점심을 먹고도 왠지 좀 아쉬워 간단히 커피 한 잔을 하기로 했다. "간단히"라고 하길래 근처에서 대충 마시려다, "그래도 분위기 좀 좋은데 없냐?"고 덧붙이길래 이곳이 생각났다.

M on the bund!

저녁 시간에는 식사 위주인데(바로 위층에 칵테일과 맥주 등이 구비된 글래머 바로 술손님을 유도한다.) 밥시간이 아닌 한가한 오후에는 차를 마시며 와이탄과 푸동을 조망할 수 있다.

비가 오지 않았기 때문에 야외 테라스에서 수다를 떨었다. 날씨는 흐렸지만 몇 주째 내린 비 때문인지 시야는 트여 있었다. 솔직히 상해 있으면서 이렇게 가시거리가 긴 날은 몇번 만나지 못한 것 같다. 그러나 불행히도 엑스포 전까지 와이탄 앞 도로와 광장 조성을 끝내기 위해 한창 공사가 진행중이라 온통 헤집어 놓고 있다.
(관련 포스팅: 상하이 와이탄 광장공사 1 - 지하도로 , 상하이 와이탄 광장공사 2 - 넓어지는 와이탄)


예전 포스팅에도 설명했듯이 크레인 아래에서 시작해 지하로 도로를 내고 지상공간은 차도를 축소하고 광장을 넓히는 공사가 진행중이다.


대충 둘러보고 나니 이쁘게 커피가 나왔다. 나는 에스프레소를 시켰는데, 솔직히 커피맛은 별루였다. 어차피 자리세. 옛 건물에서 와이탄을 내려다 보며 수다 떠는 재미로 왔고, 충분히 제 값을 했다.

야외에서 마시다가 비가 한두 방울 떨어져 실내로 들어왔다. 실내 분위기는 대충 아래와 같다... 금요일 오후여서 한가롭고 조용해서 좋았다.

와이탄 야경을 보면서 식사를 하거나 가볍게 맥주 한잔을 할 생각이라면 옆 건물인 New Heights와 함께 M on the bund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론리 플래닛 같은 여행책자에 잘 소개되어 있어 저녁시간은 항상 사람들로 붐비긴 한다.  홍콩 M on the Fringe는 20주년, 상해는 10주년, 그리고 올 9월에 북경에 새로운 지점이 생긴다고 한다. 10년 단위로 북진을 해 온 셈이다.

Posted by lunaro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