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은 빨강

중국어사전 2009. 12. 7. 18:55
곧 자그만한 학회 통역도 하나 도와야 되고 해서, 미리 혀를 부드럽게 해 두는 차원에서 읽기 연습을 재개한다.

오늘 소개하려는 것은 조금 편하게 중국어 읽기 연습을 하는 방식이다.
대충 단어와 글자의 뜻은 알지만 발음이 헷갈리거나 특히 성조가 잘 기억나지 않는 경우가 중국어에는 흔하다. 형태를 보면 대략적인 뜻(과 발음)을 짐작할 수 있지만, 그것만으로 정확한 발음과 성조를 바로 떠올리기 힘든 언어의 특징 때문이다.
매번 사전을 찾기는 귀찮기도 하고, 읽기의 흐름을 끊어놓기 일쑤다.
번역과 읽기 연습은 다르다. 정확한 문맥 파악을 위해 문장을 해체/재조합 하는 것이 번역이라면, 읽기(낭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그 문장의 호흡과 흐름을 직접 몸으로 익히는 것이다.


이럴 때 유용한 프로그램이 남극성 워드이다.

상용 프로그램이지만 쉐어웨어에서도 우리가 필요한 기능은 거의 대부분 사용가능하다. 그 기능들이란,

1. Popup Dictionary:
중영/영중사전이 자체내장되어 있어, 남극성에서 문서를 띄워서 보다가
중국어 단어에 마우스 커서를 가져가면 발음과 성조, 영어로 된 뜻풀이가 단어 바로 밑에 팝업창으로 뜬다.

1.웹에서 적당한 글을 찾아서 복사한다.
2.붙이기 : Edit - Paste As - Unicode text
3.만들어진 문서를 읽다가 발음, 성조, 뜻을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그 글자나 단어에 마우스를 옮긴다.
4.단어의 경우 단어와 첫 글자의 발음, 성조, 뜻이 팝업창에 표시된다. 모든 글자의 발음,성조,뜻이 표시된다.

* 주의: 사용되는 단어인데도 단어로 뜨지 않는 경우가 있다. 발음과 성조에 오류가 있을 수도 있다.


캡션으로 이미지 떠서 별도로 설명하지는 않겠다. 사실 너무 간단해서 직접 해보면 다 알 수 있다.
그보다는 큰 소리로 읽었을 때 문장의 결이 살아있는 중국어 원문을 골라내는 안목을 훈련시키고,
마구마구 많이 읽어서 자기 목소리와 말투를 만들어내는 것이 더 필요할 테니까..
(다행히 중국 웹에는 논문이나 대담, 문학작품 등 인문사회계열 대학원생에게 필요한 어느 정도 수준의 중국어 문장이 무진장 널려 있다.)

당연한 말이지만 자신이 작성한 중국어 문장으로 읽기 연습을 해도 된다.
수업에서 발표해야 할 때나 강연을 위한 원고 등에서도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2. 간체/번체 변환:
물론 워드나 한글에서도 간체/번체는 서로 변환이 가능하다. 그런데 남극성은 버튼 하나로 모든 게 해결된다.
View에서 Simplified Chinese 혹은 Traditional Chinese를 누르기만 하면 영역설정이고 뭐고 할 것 없이 단번에 간체 혹은 번체로 바뀌는 것이다.

내가 주로 사용하는 기능은 이 두 가지인데, 워드나 한글과는 달리 중국어에 특화된 기능들이 이밖에도 좀 있는 듯하다. 중국어학습 용으로는 꽤 쓸만하다. 다운로드는 아래에서(5.66MB):

NJStar Chinese Word Processor Version 5.25 - Free Download


* 덧붙여 간단한 작문 팁 하나:
이 또한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고 있고, 다른 언어권에서도 사용하는 방식일 텐데.
초급에서는 좀 곤란하겠지만, 중급 이상인 경우 어느 정도 문장 구성은 되는데 그런 표현을 네이티브들이 정말로 사용하고 있는지 궁금할 때 바이두를 적절히 활용할 수 있다.
영어권에서 구글링하는 것과 비슷한데, 영어는 사용하는 지역이 너무 넓어서 제대로 된 표현을 골라내기가 상당히 힘들 가능성이 많겠다. 중국 사천성의 한 초등학생이 영어 작문숙제로 낸 문장이 검색될 수도 있을 테니까. 검색조건을 여러 가지로 한정시키는 노력이 필요할 텐데, 중국어는 아직 사용지역이 중화권으로 제한되어 있어 그리 많은 것을 고려할 필요는 없겠다.
단, 학술논문이나 정식 보고서를 쓸 경우 조심할 필요가 있다. 학술논문, 문학작품, 뉴스 등에서 그 표현이 사용되는지 검색되면 어느 정도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다. 물론 보다 완벽을 기하기 위해 믿을 만한 원어민의 검증을 거칠 필요가 있다.
Posted by lunarog
중국어사전 2009. 3. 10. 16:33

중국과 대만에서 각각 사용하고 있던 로마자 표기법을 통일하기로 했다고 한다. 대만이 자기들의 방식을 버리고 대륙에서 사용하며 전세계적으로 통용되는 한어병음 표기방안을 사용하기로 결정한 것.

 

한달 내에 양안의 중국어 표기법을 먼저 "통일"한다 (一个月内 两岸汉语拼音先“统一”) 

위에 링크를 건 <동방조보> 표제어는 "먼저", "우선"이라는 말을 은근슬쩍 붙여 자기들이 계속 주장해왔던 바, 앞으로의 정치적 통일을 예비하는 것으로 읽는다. 그외 신문들에서는 "대만의 표기법인 "통용병음"이 통용되지 않게 되었다"라는 표제어를 뽑고 있다.

 

 

재미난 소식인 것 같아 검색해 보니 이미 우리나라 여러 신문에서 소개를 하고 있다.

 

 

대부분 비슷한 내용을 소개하고 있는데, 한 가지 특이한 점은 중앙일보는 이미 작년 10월 2일에 관련내용을 보도한 점이다. 2008년 9월 16일 관련법안이 국무원을 통과한 직후 보도된 것이다. 표기법의 한어병음 채택이란 사건은 문화일보에서 선정적으로 잘 뽑은 제목처럼 언어통일이나 학술논쟁이 아니라 통일이나 독립이냐 를 둘러싼 대만 정계의 역학관계에서 살펴야 한다. 정치적인 통일이 표기법 통일처럼 깔끔하고 편하게 이뤄질 수만 있다면야.. 어쨌든  여기서는 논란이 되고 있는 대만식 표기법에 대해 좀 더 알아보자.(사실 나는 통용병음이란 게 있다는 사실 자체를 몰랐으니깐!)

 

우선 알아 둬야 할 것은 이번에 통일/폐지되는 표기는 1999년부터 사용하기 시작한 "통용병음"(通用拼音)1이란 표기이다. 대만 쪽 영화감독이나 배우 표기할 때 우리나라에서 이상하게 읽곤 하는 웨이드-자일스 표기법(Wade-Giles system)을 대체하는 것이 아닌 것이다. (앞으로 영화감독 이름을 이상하게 표기하진 않겠군! 이란 생각을 잠깐 했다. 그런데 다시 생각해 보니 국가가 어떤 표기법을 사용하던 상관없이 이미 자신의 이름으로 선택한 표기를 바꿀 것 같지는 않다..)

 

대만은 한자를 변형한 발음표기 기호인 주음부호(일본어 카타카나와 비슷함)를 1918년부터 사용해 오고 있었고 로마자 표기법은 웨이드식을 관습적으로 쓰고 있었다. 그래서 지금까지 나는 로마자 표기법이 대륙은 병음, 대만은 웨이드식으로 알고 있었다. 실제로 대부분의 영어문건에서 90년대 이전까지는 웨이드식을 주로 쓰다가, 90년대 중후반을 넘어서면 일부 대만 출신 학자를 제외하면 한어병음으로 완전히 교체되었다.

그런데 2000년 들어오면서 대만도 독자적인 표기법을 고안한 모양이다. 1998년 대만 중앙연구원 민족학연구소 부연구원인 위보취안(余伯泉)이 관련내용을 발표한 뒤 몇 차례 수정을 거쳐 2000년부터 주음부호와 웨이드식 로마자 표기를 대체하였다고 한다. 즉 천수이볜 총통 때부터 이 "통용병음"의 채택 쪽으로 정책을 밀고 나갔던 것인데, 반발 또한 만만치 않아 강제로 시행하지는 못했다. 따라서 각 지방마다 상이한 영문표기를 사용하며 지금까지 왔다고 한다. 마잉주 당시 타이베이 시장은 국제화를 이유로 한어병음 표기를 밀고 나갔고, 총통이 된 지금은 전국적으로 그 정책을 확장한 것. 통용병음은 이미 먼저 만들어져 있는 한어병음을 대체할 목적으로 만들어진 표기이며 중국어, 민남어, 객가어 등의 표기 모두에 사용될 수 있도록 고안한 것이라고 하는데, 우리에게 익숙하지는 않다. 어쨌든 표준이란 객관적인 기준이 높아서가 아니라 사람들의 습관에 의해 결정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일 것이다.

 

아래에 한국어로 소개된 관련내용을 링크하고, 각각의 표기방식에 대한 대조표를 첨부한다.

 

[베이징저널]대만, 한자音 로마子 표기 '독립' (조선일보, 2000.10.25.)

 

타이완의 병음대전 (다음 블로그 중국,북경,장안가에서  ; 내용 강추!!)

 

주음부호 / 대만표기법인 "통용병음" / 한어병음 대조표


주음부호

注音

대만표기법

台灣拼音

(通用拼音)

대륙표기법

漢語拼音

b

b

p

p

m

m

f

f

d

d

t

t

n

n

l

l

g

g

k

k

h

h

ji

j

ci

q

si

x

jh

zh

ch

ch

sh

sh

r

r

z

z

c

c

s

s

零韻

-ih

-i

a

a

o

o

e

e

ê

ê

ai

ai

ei

ei

ao

ao

ou

ou

an

an

en

en

ang

ang

eng

eng

er

er

i,yi

i, yi

u,wu

u,wu

yu

ü,u,yu

ㄧㄚ

ia,   ya

ia,   ya

ㄧㄝ

ie,   ye

ie,   ye

ㄧㄞ

iai,  yai

iai,  yai

ㄧㄠ

iao,  yao

iao,  yao

ㄧㄡ

iou, you

iu,   you

ㄧㄢ

ian,  yan

ian,  yan

ㄧㄣ

in,   yin

in,   yin

ㄧㄤ

iang, yang

iang, yang

ㄧㄥ

ing,  ying

ing,  ying

ㄨㄚ

ua,   wa

ua,   wa

ㄨㄛ

uo,   wo

uo,   wo

ㄨㄞ

uai,  wai

uai,   wai

ㄨㄟ

uei,  wei

ui,    wei

ㄨㄢ

uan,  wan

uan,  wan

ㄨㄣ

un,   wun

un,   wen

ㄨㄤ

uang, wang

uang, wang

ㄨㄥ

ong,  wong

ong,  weng

ㄩㄝ

yue

ue,    yue

ㄩㄢ

yuan

uan,   yuan

ㄩㄣ

yun

un,    yun

ㄩㄥ

yong

iong,   yong


 (중문판 위키의 내용을 근거로 특징을 몇 가지만 아래와 같이 정리해 본다.)

 

1. 표기 특징 비교

  • 한어병음의 qxzh 를 통용병음에서는 cisijh로 사용. (통용병음에서는 q, x 를 사용하지 않음).
  • 한어병음의  zhi、chi、shi、ri、zi、ci、si  뒤에 있는  i 를 통용병음에서는  ih 로 사용. 따라서 한어병음의 zhi、chi、shi、ri、zi、ci、si 를 통용병음에서는 jhih、chih、shih、rih、zih、cih、sih 로 표기.
  • 한어병음의 en、eng 는 통용병음에서 다음과 같은 상황에서는 다르게 표기한다.
    • 연운連韻 eng 은  f- 、w-(펑風, 웡翁) 뒤에 붙을 때 ong 으로 표기한다.(feng - fong) 
    • 원(文)의 표기는 한어병음의 경우 wen 으로, 통용병음은 wun 으로 각각 표기된다.
  • yu 가  ji- 、ci- 、si- (각각 한어병음 j, q, x에 해당) 등의 뒤에 사용될 경우 한어병음처럼 ü 를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i 만 삭제한 뒤  yu 를 그대로 사용한다. 한어병음에 쓰이는 ü 는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jyu(居)、syue(雪)、cyuan(全) 등과 같이 표기한다. (이들은 한어병음에서 각각 ju, xue, quan으로 표기).
  •  ji- 、ci- 、si- 가 연운 yong 과 결합할 경우, 모음 i 를 삭제하되 y 를 그대로 사용한다. 즉,  yong(永)의 경우 똑같지만 한어병음에서  jiong(窘)으로 표기되는 것이 통용병음에서는  jyong(窘)으로 표기한다.
  • 원래 축약해서 표기한  iu(六의 운미)와  ui(灰의 운미)를 통용병음에서는 원래대로  iouuei 로 사용.(실제 발음에 가깝고 과거에는 이렇게 표기하기도 했다.)  

2. 장단점 비교

 

  • 통용병음 설계의 주목적이 대만인의 발음습관에 가까운 표기의 창안과 함께 한어병음 중 영문식 읽기습관에 부합되지 않는 자음( x、q )의 제거에 있었다. 한어병음을 전혀 학습하지 않은 서양인이 읽어도 비교적 쉽게 다가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 그러나 상대적으로, 권설음 계열인 zh, ch, sh를 한어병음에서는 z, c, s 에 h를 더하여 조합되고, 통용병음에서는  ji- 、ci- 、si- 에 h를 더하여 조합된다. 그런데 이러다 보니 영어식 표기에 전혀 부합하지 않는 jh 와 같은 표기가 나왔다.
  • 그러나 한어병음의  x、q  대신  s、c 를 사용한 결과, s、c 를 두 종류 이상의 자음에 사용하게 된다. (예: 한어병음의 시( xi )는 통용병음에서  si 로 표기한다. 한어병음에서  쓰( si )는 통용병음에서  sih 로 표기한다. 즉, s 의 음가를 뒤따른 모음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
  • beng, peng, meng, feng의 경우 : 대만에서 eng를 보통 ong으로 읽는다. 통용병음에서는 feng은 fong으로 변환해서 표기하되, 앞의 세 가지는 그대로 eng를 사용하여 일관된 원칙에서 움직이지 않고 있다.

  •  실제로 도로 표지판을 보면 다음과 같다.(지금까지는 지역마다 영문표기 방식이 제각각이어서 사태가 꽤 심각했다고 한다.)

     

    이 표지판을 보면 "단수이"(淡水)는 대만식으로 Danshuei, 중국식으로는 Danshui라고 각각 표기된다.

    혹은 Tamshui라고 표기된 것은 웨이드식이다. (사진 링크: Tamshui or Danshui )

    통용병음으로 표기된 단수이 옆의 타이베이 표지판은 웨이드식인 Taipei라고 되어 있다. 이것은 통용이든 한어병음이든 모두 Taibei로 표기해야 한다. 아마도, Peking과 마찬가지로 영어의 표기로 굳어져서 그냥 그대로 쓰는 모양이다. )

     

     국가도서관에서 제공하는 한자 각 단어의 표기법을 검색할 수 있는 사이트도 있다.

     

    국가도서관 병음 검색 시스템(中文拼音查詢系統)

     

     

    위 이미지는 한자의 다양한 중화권 표기법을 검색한 결과이다. 이외에도 중국어 단어 병음검색, 통용/한어병음을 한자로 전환하기, 통용병음을 한어병음으로 전환(그 반대도 가능) 등의 검색이 가능하다.

    위 검색결과는 다음 순서로 나와 있다.

     

    한자, 주음부호, 국음주음부호 제2식(1986년 정식반포), 웨이드-자일스, 예일, 한어병음, 통용병음

     

    가장 많이 인용되는 장(張)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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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sted by lunarog
    중국어사전 2008. 6. 8. 15:27
    事后诸葛亮 : 사전에 방비하거나 의견을 내놓는 것이 아니라, 사후에야 고담준론을 펼치는 사람을 말한다. 제갈량은 미리 알고 대비했으되, 이 사람들은 일이 끝난 후에야 해결책을 내놓는다는 의미에서 사후의 제갈량이라는 말이 생겨난 것.

    우리에게도 비슷한 속담은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 간단히 줄이면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
    똑같은 "사후"이지만 제갈량은 일이 끝난 후이고, 약방문은 죽은 후(死後)이다.

    이 외에도 비슷한 속담은 많다. 최근에도 많이 생각나는 말이지만, 역사상 무수히 이런 일이 일어났을 테니..

    망양보뢰(亡羊補牢): 양을 잃고 나서야 우리를 고친다
    실마치구(失馬治廐): 말 잃고 마구간 고친다
    실우치구(失牛治廐):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
    사후청심환(死後淸心丸): 죽은 뒤에 청심환을 찾는다
    늦은 밥 먹고 파장(罷場) 간다
    단솥에 물 붓기.
    차례대로..
    1. 애초에 소화기를 설치했어야지!
    2. 연못이라도 하나 파 놓을 걸!
    3. 119에 전화했어야지!

    Posted by lunarog